◈조선왕실 족보 등 귀중문서 포함
프랑스 리옹3대학 이진명(李鎭明.53.역사학) 교수가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한 것으로 지목한 문화재 목록에는 기존에 확인된 의궤 191종, 297권외에 조선왕실의 족보를 담은 선원계보기략 등 귀중한 문서와 문화재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이 교수가 작성한 '약탈'리스트에 담긴 문서 등의 내용을 살펴본다.
▲의궤(儀軌) 191종, 297권의궤란 조선왕실의 세자나 왕비의 책봉과 혼례, 존호 부여, 장례, 건물 및 산릉 축조 등의 각종 행사에 관해 기록한 책이다.
의궤는 모두 필사본으로 컬러나 흑백 그림도 들어있으며 책에 따라 2부에서 8부까지 필사됐지만 대개는 4, 5부 필사됐다. 따라서 같은 제목과 내용의 책이 여러 권 있다.
종류는 왕이 보는 어람용과 일반용이 있는데 특히 어람용은 표지에 초록색 구름무늬 비단과 흰비단을, 속에는 닥나무껍질 종이를 쓰는 등 예술적 가치가 크다.
프랑스가 가져간 의궤는 대부분 어람용이며 모두 1630∼1857년에 작성된 것으로, 크기는 대개 가로 32㎝×세로 49㎝ 안팎이다.
장정(裝幀)의 경우 여러 무늬가 새겨져 있는 너비 3㎝ 가량의 긴 놋쇠붙이를 앞뒤에 대고 조여 만들어 졌으며 보관 편의를 위해 가운데 둥근 쇠고리가 물려있다.정신문화연구원 관할 장서각에 421종, 573권이 있으며 서울대 규장각에는 더 많이 있다.
프랑스국립도서관(BNF) 소장본 가운데 장서각이나 규장각에는 없는 유일본은 38권으로 전해진다.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記略) 1종, 3권조선왕실의 족보를 담은 책이다. 크기는 의궤류와 비슷하며 인쇄본이다.
이번에 확인된 3권은 덕종, 예종, 성종 후손들의 그것을 다룬 것이다.
문제는 이 교수가 크기가 비슷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약탈된 것으로 추정되는 의궤 300권 가운데 종전까지 무엇인지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은 3권을 이것으로 보고있는데 대해 이론(異論)이 제기된다는 것.
서울대 이태진(李泰鎭.한국사) 교수는 "크기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 문서를 의궤류 일부로 보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전제한 뒤 "종전까지 확인된 의궤 297권외에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사병 또는 장교가 개인적으로 빼돌린 즉, 포괄적 의미에서 약탈한 의궤 1권이 프랑스의 한 치즈 장사꾼에 의해 대영박물관으로 팔려나갔고, 순종(순조의 착각) 기축진찬의궤(純宗己丑進饌儀軌) 1권이 BNF에 소장돼 있다"며 "이들 2권도 300권 중 일부일 가능성이 크므로 정밀한 추가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양국 협상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반드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열성어제(列聖御製)류 30권+4책조선국왕들이 지은 글을 모은 책으로 의궤, 선원계보기략과 비슷한 크기이다.
이들 책자는 열성어제합부(合附)라는 제목으로 규장각에 완질 58권이 있다.
▲풍고집(楓皐集) 1종, 8권순조의 장인이자 세도정치의 시조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는 김조순의 문집으로 1854년 철종이 쓴 서문도 담겨있다.
▲천하여지도(天下與地圖) 1점1594년 왕반(王伴)이란 이름의 중국인이 제작한 지도인데 조선인이 17세기초 이를 참고삼아 한반도 부분은 크게 그리고 일본은 작게 그리는 등 수정하여 완성한 5색 컬러 대형판(가로190㎝×세로 180㎝)이다.
지리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정교하고 예술적인 가치도 무척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1867년 프랑스 해군성이 BNF에 기증했다.
당초 BNF 동양필사본부에 있던 것을 1970년대 초 관리와 열람의 편의를 위해 BNF 지도.도면부로 넘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천상열차분야지도(天上列次分野之圖) 1점하늘의 별자리를 돌에 새겨 탁본을 뜬 것으로 크기는 가로 138㎝×세로 46㎝이다.
같은 이름의 천체도가 파리의 동양어대학 도서관 및 천문대에도 한 점씩 있는데 이것들은 초대 주한 프랑스공사였던 콜랭 드 플랑시가 수집해 기증한 것이다.
▲무안왕조비명(武安王朝碑銘:景慕宮睿製睿筆-사도세자의 글씨를 말함) 등 족자7점조선국왕의 글씨 등이 담겨진 왕실 등의 비문을 탁본한 것들로 지난 80년 한국국회도서관측이 파리에 들러 BNF의 조선본 책들을 조사한 후 의궤 62권과 더불어 이들 족자를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사,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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