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낮 가정집 모녀 피살 경찰, 눈앞 범인 놓쳤다

경찰이 대낮 가정집 모녀 살인범을 눈앞에 두고도 안일하게 대처하다 놓쳐 치안에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경찰은 범인이 집안에 머무는 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주소를 찾지 못해 현장도착이 10분이상 늦어진데다 달아나던 범인이 지붕에서 떨어져 상처를 입었는데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붙잡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지난달 31일 낮 12시20분쯤 대구시 서구 평리3동 서구시장 인근 최모(42)씨의 2층건물 1층집에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1명이 흉기를 들고 침입, 작은방에 있던 최씨의 부인 임모(45)씨에게 돈을 요구하다 반항하자 임씨와 큰 딸을 각각 10여 차례씩 찔러 숨지게 했다.

범인은 이어 화장실에 있던 임씨의 막내딸 친구인 ㅁ(17)양을 위협, 안방으로 끌고간 뒤 방안에 있던 카메라와 반지 등을 훔치다 경찰이 출동하자 옆집 담을 넘어 달아났다.

사건당시 임씨 집에는 임씨와 임씨의 큰딸, 막내딸(15), 막내딸 친구 ㅁ양 등 모두 4명이 있었으나 막내딸은 자신의 방에서 문을 잠근채 숨어 화를 면했으며 창문을 열고 지나가던 이웃주민 이모(39.여)씨에게 경찰신고를 부탁했다.

경찰은 "작은방에서 언니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엄마가 '딸아이를 놔줘라. 돈만 주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는 막내딸의 말에 따라 인근 불량배에 의한 소행이거나 치정 원한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범인이 170㎝의 키와 스포츠형 머리에 가방을 메고 있었으며 경상도와 서울말씨를 섞어 사용했다는 ㅁ양의 말에 따라 몽타주를 작성,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범인이 달아나다 옆집 슬레이트 지붕아래로 떨어진 점으로 미뤄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인근 병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탐문중이며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 2개와 지문, 족적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의뢰했다.

한편 112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당초 2명만이 출동한데다 주소를 제대로 찾지 못해 현장도착이 늦어졌고 달아나는 범인을 바로 뒤쫓지 않고 골목길을 돌아 추격하는 바람에 범인을 눈앞에서 놓치는 등 초동대처의 허점을 드러냈다.

金炳九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