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끝난 '당신'(평일 오전 8시10분)의 뒷자리를 물려 받은 새 TV소설. 방송사측의 소개 글만 읽고도 40대 중반 이후의 중장년층이라면 가슴 뭉클함이 앞설지도 모를 내용이다. 이제는 다시 살 수 없는 그 아련한 과거에의 그리움 때문일 터. 이야기가 우리 삶의 격변기 전후를 훑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46년생인 장해미. 지금으로 치면 54세쯤 됐을 여자. 총명하고 예뻤지만 해미의 아버지(18년생)는 경기도 여주의 어느 부잣집에 곁살이 하는 가장이다. 이때문에 해미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주인 부잣집 살림을 거들며 산다. 남동생 해준이(52년생)가 제대로 학교를 다녀 자신들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개척하길 바랄 뿐그러면서 해미는 어릴적 함께 어울려 자란 주인집 아들 윤선우(44년생)와의 사이에 이루어질 수 없는 연정을 키운다. 그는 부잣집 아들이고, 그에게는 또다른 부자인 제재소집 딸이 어울리리라는 것이 산업화 이전 시대 어른들의 생각이다.
그러다 우리 사회를 완전히 바꿔놔 버렸던 이농의 시절 70년대 초반. 해미도 여주를 떠나 서울에서 공장 여공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시절에 해미의 가족들도 그런대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성공일까? 물질적 풍요로움은 쌓였지만, 오랫동안 지켜왔던 가치들은 하나 둘씩 무너져 가고 있었다.
해미네 가족이 험난한 개척의 시간을 사는 동안, 세월의 흐름은 봉건적 지주였던 여주의 옛 부잣집을 사양길에 접어 들게 만들기도 했다. 그집 가장이 서울에서 사업을 벌렸던게 탈이었다. 이것 역시 그 격변의 시절에 우리들이 주위에서 가끔씩은 보아 온 보편적 모티브.
궁핍하기 그지 없으면서도 인간이 숨쉬던 산업화 이전의 농촌 살이, 그 반면에 풍요로와졌지만 사람 냄새를 잃어가는 도시 산업사회. 드라마가 이 둘을 거쳐 흐르는 사이에는 아련한 사람 사랑도 신작로 가로수 처럼 지나간다. 전쟁고아 출신으로 해미의 마을 제재소 일꾼으로 흘러 들어왔던 김태문. 그는 언제난 희생적으로 해미를 지키지만, 그 사랑 역시 가슴 아련함만 남긴 채 지나쳐간다.
산업화의 광풍을 따라 가난한 농촌을 떠나 도회지로 갔던 한 여인의 이야기. 제작팀은 그 가족들 사이에 흐르는 고뇌와 갈등, 그리고는 다시 보다듬는 화해를 따라갈 참이라고 했다. 해미역은 '고전 미인' 홍리나, 윤선우 역은 정재곤, 김태문 역은 김명수, 누나의 희망을 업고 대학까지 마친 동생 장해준 역은 김광영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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