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라운드 제4라운드 내용

IMF(국제통화기금)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의 전면적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IMF 모범생'을 자임하며 지난 2년간 혹독한 시련을 감내했던 한국민들은 IMF행을 거부하고도 경제 쾌속 회복을 이뤄낸 말레이시아를 지켜보며 과연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타당했던가에 대해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70년대 단기성 투기자본의 규제를 위해 국가간 자본 이동시 세금을 부과하자고 주장했던 미국 예일대 제임스 토빈 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IMF 처방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섣부른 개방으로 위기에 빠진 아시아 위기국에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는 것. 또 선진국처럼 체계적 금융 통제체계를 갖추지 못한 개도국에게 독자적 금리유지 등 최소한의 통제마저 할 수 없도록 만든것은 이들 국가를 금융 선진국의 일개 지부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에선 지난 수십년간 벌어진 IMF의 시행착오를 꼬집으며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국제적 지불보증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현재와 같이 외환위기 때마다 IMF가 채권국가를 대신해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개선, 불건전 금융거래에 대한 채권국의 책임도 함께 물어 국제적 외채탕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등 채권 선진국 위주로 운영되는 IMF를 선진 8개국(G8)과 개발도상 8개국이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학계 일각에서 제시되고 있다.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는 전국금융노련, 평화와 인권을 위한 국제민주연대 등과 함께 'IMF 제소 한국위원회'를 구성, 10월중 IMF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예정이다. 소송 쟁점은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한국민의 인권을 후퇴시켰다는 것. 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측은 정리해고와 경기후퇴를 초래한 IMF의 긴축재정정책 등은 명백한 국제인권협약 위반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잘못돼도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는 면책조항도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대구라운드 세계대회 제4라운드 '아시아 위기와 국제금융기구'에는 전세계 NGO 대표들이 참여, 국제금융기구에 대한 종합평가를 내린다. 지난 5월 대구를 찾은 바 있는 미국 하버드대 일레인 버나드 교수, UN내 NGO 담당인 하미쉬 젠킨스씨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국의 시민단체 대표가 발제자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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