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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김영란(한국사회개발원 대구사업본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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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사랑하는 연인끼리 주고 받는 말 가운데 가장 흔한 것 중의 하나가 "나는 당신 없이 못살아"일 것이다.

'너 없이는 못산다' 그것을 가장 큰 사랑의 증거인 양,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들이대며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바이 좋아하건 말건, 죽도록 따라다니는 '스토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까지가 사랑이 아닌 집착일 것인가.

목이 긴 여자는 의존적이고, 남성들이 목이 긴 여자를 미인으로 선호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고 한다. 소위 금슬 좋다는 부부들의 사랑도 실상은 서로에게 엎치친 데 덮치는 식의 의존성에 다름 아닐 수가 많다.

누구나 당연시하는 남편에게 '늦게 들어오지 말라'는 아내의 바가지는 다른 말로 하면 '친구고 일이고 간에 오직 나만 쳐다보고 살아라'는 또다른 표현일 것이다.남편도 마찬가지다. 아내의 인간적인 성숙과 발전을 진정으로 원하는 남편이 있을까. 단지 '내 아내'로서 나를 돋보여줄 만큼의 품격만 갖추기를 원할 뿐이다.

옛 서적에 보면 한평생 서로를 손님처럼 공경하여, 밭에서 일하다 만나도 서로 예를 다하여 절을 했다는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글을 처음 접했을 때는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냥 한 귀로 흘려듣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 부부지간에 영원한 사랑을 지키는 방법으로써 그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로 간에 치대기 시작하면 얽히고 설킬 뿐, 흔히들 그것을 사랑으로 착각하며 살지만 실은 그게 사랑이 아니다.

유명한 시집의 제목처럼, 사랑은 홀로서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홀로 선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공경하며 살아가는 이상의 아름다운 관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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