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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과 막사이-막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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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막은 오른다'

연극계에 내려오는 '신화'. 어떤 '악재'도 연극공연을 막지 못한다는 얘기. 심지어 천재지변 마저도.

'인간 퓨즈'는 두고 두고 회자되는 '비사'(秘史). 10여년전 대학극 공연중 전기가 나갔다. 공연은 이미 시작됐고 퓨즈를 사러갈 시간적 여유도 없자 스태프중 하나가 급한 김에 숟가락을 끼워넣었다. 110볼트의 전기는 그대로 몸을 '전율'시켰다. 나중에 고무장갑을 구해 꼈으나 찌릿찌릿하기는 마찬가지.

그는 무려 30여분을 견뎌냈으며 공연도 무사히 끝났다. '퓨즈 인간'은 연극이 끝난 뒤 '쫑파티'에서 영웅 대접을 받았다.

10여년전만 해도 공연중 정전은 다반사. 조명등 전기사용량이 워낙 많기 때문. 오태석씨의 모노드라마 '어미' 공연중에도 전기가 나갔다. 공연을 중단할 수 없었던 연출자(이상원)는 관객의 양해를 얻어 랜턴으로 조명을 넣었다.

"눈에 불을 켜고 봐달라"는 연출자의 재치있는 멘트와 혼신을 다한 연기자(장영미) 덕분에 평소보다 많은 박수를 받았다. 모노드라마였기 망정이지 대형 연극이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셰익스피어 연극 '한 여름밤의 꿈'의 드미트리어스는 준수한 얼굴로 여자의 매력을 한 몸에 받는 배역. 동아쇼핑 비둘기홀에서 2주간 장기 공연중 사고가 났다.공연 시작을 앞두고 연기자가 술마시다 싸워 얼굴이 엉망이 된채 나타난 것. 흉칙한 몰골로 무대에 내보낼 수 없어, 밴드를 붙이고 그 위에 분장을 덧입힌 소위 특수분장으로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덕분에 그 연기자는 오랫동안 상처가 낫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이외 부친상을 당한 연기자가 코미디극에 출연하거나, 병든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오르는 등 막을 올리기 위한 연기자들의 피나는 노력은 부지기수다. 연극인들의 '미친듯 한' 열정이 빚어낸 유쾌한 연극판의 뒷 얘기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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