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논술-쟁점리뷰-대중문화

대중문화의 시대인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대중은 엘리트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를 수용하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직접 문화를 창조하는 적극적인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들에 의해 만들어진 대중문화는 채 성숙하기도 전에 단시간에 확산되므로, 즉흥적이고 몰개성적인 성격을 지니게 마련이다. 이로 말미암아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는 대중이 역사 발전의 중심 세력으로 부각된 시대인 만큼, 대중의 문화적인 성향이나 선호도는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므로 대중들에 의해 선택받지 못한 문화는 아무리 뛰어난 문화적인 가치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결코 존속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세력인 대중들의 문화적 선호도는 인류전체의 문화적 발전과도 직결된다. 또한 대중문화는 집단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적인 혜택을 준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정치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대중은 단순히 문화 수용자로서의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 생산자로서의 책임까지도 인식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대중의 문화적인 선호도는 순간적이고 즉흥적이기 때문에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대중문화는 획일화되기 쉬우므로 문화의 다양성을 해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대중문화를 문화적으로 정착시켜서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엘리트의 역할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즉, 엘리트는 대중문화의 모순을 파악하고 그것을 수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화를 창조하는 것은 대중들의 몫이지만, 창조된 문화를 올바르고 성숙된 문화로 발전시키고 승화하는 것은 엘리트의 몫인 것이다. 오르테가 이 가제트, 칼 야스퍼스, 폴 틸리히와 같은 학자들의 대중사회에 관한 이론은 권위의 상실이나 기성의 제도, 기구의 붕괴 및 전통의 풍화 등의 현상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들은 대중사회가 매우 불완전한 것이며, 그로 인해 전체주의가 대두할 위험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칼 만하임은 이렇게 말하였다. '민주주의적 대중사회의 개방적인 성격은 규모의 확대, 그리고 사람들의 보편적인 참가와 더불어 너무 많은 엘리트를 발생시켰다. 게다가 엘리트들이 예술적인 충동으로 승화하기 위해 필요했던 고고성마저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예술적으로 승화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고고성마저 가질 수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새로운 문화적 취향을 신중히 형성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새로운 문화의 스타일을 이끄는 원칙을 성숙시킬 시간도 가질 수 없게 된다. 소수의 집단에서 성숙될 여유가 없다면, 새로운 충동과 직감, 그리고 세계관은 대중에 의해 하나의 새로운 자극으로 단순하게 느껴질 뿐일 것이다'

엘리트와 대중은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중은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생산해야 하며, 엘리트는 그에 대해 비판적인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엘리트와 대중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라야 건전한 문화가 형성·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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