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적 선물거래는 150여년전부터 시작됐다. 1830년대 미국 중서부의 소도시 시카고는 주변의 비옥한 농토와 오대호라는 천혜의 운송로를 끼고 곡물 집산지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수확철마다 빚어지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어느 해는 곡물을 썩혀버리는가 하면 어느 해는 공급이 모자라 굶주리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오늘날 밭떼기 거래와 비슷한 선도거래다. 곡물 선도거래가 확대되자 상인 82명이 중심이 돼 1848년 '시카고상품거래소(CBT ; Chicago Board of Trade)'를 설립했다. 그러나 선도거래는 농부와 상인 중 어느 한쪽의 손해가 예상될 경우 계약이 지켜지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CBT는 거래량과 단가를 표준화한 선물계약을 개발하고 계약이행 보증금인 증거금(margin)제를 도입했다.
상품선물거래소 설립은 미국에서 붐을 일으켜 20세기초까지 1천여개가 신설됐다. 곡물, 면화, 달걀, 커피, 코코아 등 농산물 중심이던 선물거래 상품은 금, 은, 구리 등 광물과 일부 2차 공산품으로 확대됐다.
한편 근대적 금융선물은 1970년대 들어 등장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화선물이 1972년 '시카고선물시장(Chicago Mercantile Exchange)'에서, 금리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한 금리선물이 1975년 CBT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들 금융선물 거래량은 오늘날 전체 선물거래의 75%를 차지한다.
근대적 옵션거래가 시작된 것은 금융선물 도입과 비슷한 시기다.
그러나 그 유래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에게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해 봄 올리브 풍작을 예상한 탈레스는 가을에 올리브 기름을 짜는 압착기를 빌릴 권리를 헐값에 미리 사두었다. 예상대로 올리브가 풍작을 거두자 농부들은 압착기를 앞다퉈 빌리려 했고 탈레스는 압착기 대여권을 비싸게 팔아 큰 돈을 벌었다. 만약 탈레스가 압착기를 미리 빌리려 했다면 권리를 확보하는 돈보다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을 것이고, 흉작이 됐을 때 손해도 컸을 것이다. 탈레스는 싼 값에 대여권만 확보하는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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