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오정이 산 속을 가다 뱀에게 물렸다. 고통스럽게 산 속을 헤매다 병원을 발견한 사오정이 치료를 받은 후 이상해서 물었다. 산 속 병원에 손님이 오느냐고. 의사가 하는 말이 "그래서 부업을 같이 하고 있소"라고 답했다. 무슨 부업이냐고 물으니 "뱀을 키우고 있다"고....
A교수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받은 마음의 상처로 세상 사람들과의 인연이 딱 싫어진 사람이다. 필자를 만나러 화요일에 오는 또 다른 이유는 국립 서울정신병원의 건물은 낡았지만 주위에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많고 그곳에서 산책이나 놀이를 하는 환자들과 함께 있으면 그냥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다. 어느날 A교수가 나무 밑 벤치에 앉아 있는데 한 남자 환자가 신발을 벗더니 감나무 위로 몇번이고 미끄러지며 힘들게 올라갔다. 겨우 감을 하나 따서 내려 오더니 A교수를 발견하고는 힘들게 딴 그 감을 옷에다 쓱쓱 닦아 내밀더라고 했다. 괜찮다고 했더니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시 또 내밀더란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괴로워하는 A교수는 그날의 기억이 자신의 가슴 속에 따스한 감동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살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괴롭히는 이 사회에서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좌절하고 상처받은 사람들. 나아가 복잡한 자신 속의 분열로 입원한 환자들은 모든 면에서 약하지만 결코 악하지는 않다. 오히려 바깥 사회에서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고, 행세하는 사람들이 더 위험한 생각과 정신병 환자같은 행동을 할 때가 많다고 느껴질 때가 적지 않다.
1999년의 막바지 12월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보든, '뉴 밀레니엄'이라는 글자와 광고들로 요란한 요즘이다. 새로운 천년 속에 우리의 삶은 겨우 몇십년일 뿐이다. 지금 여기서 나의 정신과 신체와 마음을 한번쯤 들여다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찬 삶을 향해 나아가기를....
유분순.한국무용치료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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