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최근 세계적 수준의 인재 양성, 월드베스트 전략품목 확대, 국제기준에 맞는 경영 투명성 확보 등을 골자로 한 21세기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 LG 등 대기업들도 2000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밀레니엄 경영플랜을 짜고 있다. 지역 사정은 어떨까.
대은 경제연구소는 부동산경기 침체, 지역 주요 기업의 연쇄부도 등으로 대구의 경기 회복속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섬유, 기계업은 3/4분기 이후 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화에는 아직 미흡, 후발경쟁국의 도전을 받고 있다. 430여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완성차 내수증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자동차산업벨트 계획 차질, 기술개발 의지 부족 등으로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주택건설업체는 지역 업종중 IMF타격이 가장 커 7개 1군 업체중 5개업체가 부도가 났거나 화의, 워크아웃을 밟고 있으며 2군 업체중 절반이상인 10여개 업체가 법정관리 또는 공중분해됐다. 더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우방, 태왕 등 일부 업체만 신규분양에 나섰을 뿐 나머지는 2년째 미분양아파트 처리에 급급하고 있다. 지역 한 경영인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에서 내세울만한 기업 대다수가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고사하고 현상유지도 힘겨워하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투자계획을 세우면서 새 천년 재도약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현재 지역 주요 기업중 차기연도 사업계획을 세운 기업은 거의 없을 정도다.
물론 이유는 있다. 구조조정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투자를 하는 것은 자칫 기업을 뿌리채 흔들어 놓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상유지가 힘들다고 미래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장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
전문가들은 경영전반을 재분석해 가능성 있는 사업을 적극 개발, 투자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 IBM, 제너럴 모터스 등은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불황기 혹독한 구조조정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재도약의 토대를 구축했다.대구상공회의소 임경호 기획조사부 차장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기업들의 공통점은 내실보다 외형키우기에 급급해 왔다는 사실"이라며 "지역기업들이 재도약을 위해선 경영전반의 부실부분을 찾아내 강도높은 내부수술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매출확대, 부동산 매입 등 비효율적 자산증식을 근절하고 재무구조 개선,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 등 내실경영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오너위주의 독단적인 경영체제도 재검토 해야 할 부분이다. 지역 주요 기업에 사외이사, 사외감사제도가 도입된 것이 불과 2년도 채 안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오너중심체제에 젖어 있었던 가를 보여준다.
신규투자, 내부구조 개선, 경영체제 개편과 함께 인력양성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내용이다. 지역 주요 기업들은 IMF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상당수 인력을 퇴출시킨데다 살아남은 직원들도 비전이 없다는 이유로 회사를 떠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인재가 없는 기업은 언젠가는 도태되고 말 것"이라며 "능력별 인사제도를 도입, 우수인재를 발굴하고 교육, 연수 등 재투자를 다시 시작해야 할때"라고 말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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