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여행이 주는 것

여행의 즐거움-여행은 그 어느 때나 즐겁다. 그다지 변화라곤 없는 무미건조한 일상의 어느 날, 바다 위를 평온하게 떠가는 배를 떠올려 보거나, 어디론가 떠나가는 버스· 기차를 볼 때 문득 우리는 여행의 충동을 느끼게 된다.

긴 여행이 힘들면 손가방 하나만으로 하루나 이틀동안의 짧은 여행이라도 떠났다 돌아와 보자. 가슴을 짓누르듯 답답하던 직장의 공기는 어쩌면 첫 출근했던 그 날처럼 청신해진 것 같고, 동료들간의 대화에서도 새삼 정스러움을 깨닫게 된다. 일에 대한 의욕이나 능률도 높아지는 느낌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의 생활감각은 한층 새로와진다.

우리가 여행을 통해 얻는 실효는 이런 것만이 아니다. 여행은 여행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져다 준다. 정신적인 즐거움에 곁들여 낯선 지역의 지리를 익히면서 새로운 인정과 풍속을 접할 수 있고, 견문을 열어 식견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멀리 떠나려는 그 마음 속엔 ' 무언가를 가득 채우고 돌아오겠다' 라는 신선한 기대감이 있다. 경기에 출전하는 운동선수와도 같이 가벼운 흥분과 긴장마저 느끼게 된다. 그러기에 여행은 먼 곳일수록 좋고, 생판 낯선 곳일수록 더욱 좋다고 하는가보다. ' 귀여운 자식에겐 여행을 시켜라' 고 한 일본 속담도 여행의 이러한 의미와 가치를 아는데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서양 각국 시민들의 주말여행-그 얼마나 매력적인 말이며 즐거운 풍속인가. 그들의 기질이 활발하고 명랑한 것도 어쩌면 여행을 즐긴데서 형성되었는지, 아니면 그러한 기질이기 때문에 여행을 즐기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어떻든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여행이 일상화된 그들의 생활은 신나고 역동적인 삶으로 보여진다.

동서고금를 보면 여행의 결과로 얻어진 학문의 진리, 예술의 걸작품들이 얼마나 많은지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이다. 현대인에게 있어 여행은 필수불가결의 교양과목이다.

박동우.신세기통신 대구지사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