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에이즈치료 돌파구 열리려나

현대판 천형(天刑)으로 불리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백신 개발에 국내 연구진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에이즈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성영철교수팀은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만을 골라내 체내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복제유전자인 폴유전자를 이용한 에이즈 DNA백신을 개발, 원숭이를 대상으로한 실험에서 탁월한 효능을 발휘해 에이즈 퇴치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고 있다.

독일의 영장류동물센터에서 실시된 이번 실험은 원숭이 에이즈 바이러스(SIV)중 가장 독성이 강한 'SIV239'를 보통 실험보다 10배나 많이 투입한 혹독한 조건이었다고한다. 결과는 이 백신을 주사한 두 마리의 원숭이들이 4~20주만에 에이즈 바이러스가 놀랍게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록 영장류에대한 실험이지만 에이즈 바이러스가 이렇게 완전히 사라진 성공사례는 세계적으로 아직 없었다니 놀라운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성교수팀이 개발한 백신은 에이즈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할 뿐 아니라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치료효과 까지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예방백신은 물론 치료백신으로도 개발이 가능해 치료용은 3년이내, 예방용은 5년이내에 실용화 할 계획이라고 한다.

에이즈 감염자는 지금 세계적으로는 3천4백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감염자가 30%씩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에이즈 감염자는 이미 1천명을 넘어섰다. 지난 85년 국내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에이즈 감염자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사망자만 이미 1백58명으로 국립보건원은 밝히고 있다. 여기다 신고되지 않은 감염자를 감안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에이즈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감염자 관리나 예방대책은 아직 허술하기 짝이 없다. 감염경로 또한 다양해 지고 있는것도 최근의 특징이다. 아직은 문란한 성접촉에의한 감염이 대다수다. 여기다 수혈이나 혈액제제를 통한 2차 감염도 점차 늘고 있으며 모유를 먹은 신생아가 에이즈에 감염돼 사망한 이른바 수직감염 사례마저 나타나기도 했다.

무서운 에이즈 공포로 부터 아직은 벗어날 방법은 없다. 이런 가운데 성교수팀의 개가는 에이즈 공포로부터 인류가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보인 것이다. 원숭이와 사람의 구조가 다르긴 해도 많은 학자들은 인간을 대상으로한 임상실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새로운 세기의 문턱에서 에이즈 DNA백신의 실용화 가능성이 우리 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것은 무척 자랑스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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