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발부된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영장을 통해 연정희(延貞姬)씨가 옷가게 종업원 등을 상대로 필사적인 '입막음'을 시도한 흔적 등 몇가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박 전비서관은 사직동팀으로부터 매일 아침 정례보고를 받는 등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숙이 내사과정에 간여한 것으로 밝혀졌고, 박 전 비서관이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에게 전달한 최초보고서는 3건이 아니라 4건으로 확인됐다.
먼저 박 전 비서관이 지난 5월28일 사직동팀장인 최광식(崔光植) 총경에게 일일이 접어주면서 "내사기록에서 빼라"고 지시한 5건의 진술서.진술조서에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연씨가 내사정보를 미리 알고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관련자들에게 "옷값을 줄여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들어있다는 점과 한결같이 연씨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진술이란 점이다.
이 중 앙드레김 의상실 종업원 임모씨의 진술서(1월29일자 2회)에는 "1월8, 9일께 연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혹시 누가 옷 맞춘 것에 대해 물으면 60여만원에 옷 1벌만 맞췄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 받았다"고 돼있고 1월15일 1회 조사에서 실제 시키는대로 진술했다는 내용이다.
나나부티끄 사장 심모씨의 진술조서(2월1일자)에도 "총장 부인이 '나에 대해 알아보러 오는 사람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화했다"며 "진밤색 니트 롱코트 값을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여 진술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또 라스포사 여종업원 이혜음씨의 진술서 2건은 문제의 호피무늬 반코트 반환일자를 '1월8일'로 명시한 부분이어서 연씨에게는 결정적으로 불리한 내용이다.
작가 전옥경(全玉敬)씨 진술서(1월28일자)는 "연씨가 산 옷값이 비싸서 놀랬다"는 내용인데 전씨가 중간에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특검팀에는 제출됐다.
사직동팀은 접은 부분을 빼내 은밀한 장소에 보관한 뒤 나머지 기록의 페이지를 연필로 가필해 전체 순서를 다시 짜맞췄으며, 당시 박 전 비서관이 접었던 흔적은 압수된 내사기록 원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둘째 박 전 비서관이 내사초기 1월14~19일 매일 아침 최 총경으로부터 정례보고를 받고 그날그날 내사상황을 체크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 총경은 1월14일 아침 옷로비 소문을 상세히 보고한 것부터 시작해 1월16, 18, 19일 2건의 일일보고와 1건의 내사상황을 문서로 보고했다.
중간에 낀 1월17일은 일요일이라 보고가 없었다.
박 전 비서관이 당시 내사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흔적이 드러난 셈이다.
영장에는 박 전 비서관이 IMF에 대전법조비리 사건이 터진 상황에서 루머가 사실로 확인될 까 우려해 내사상황을 세세하게 알아본 뒤 김 전 총장에게 알려주려 했던것으로 나와있다.
또한 박 전 비서관이 김 전 총장에게 준 문건도 공개된 3건이 아니라 배정숙(裵貞淑)씨 조사사항을 담은 1건이 더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일일보고 중 하나인 이 문건은 배씨 남편인 강인덕(康仁德) 전 통일부장관이 빼고 공개했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강 전 장관이 조사를 받지 않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박 전 비서관이 최종보고서를 작성한 시점은 당초 알려진 2월7, 8일이 아니라 2월2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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