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기말 얼어붙은 '이웃사랑'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랑의 마음으로 새천년을 시작하자'

20세기가 마무리되면서 거리에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려는 흥분이 넘치고 있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오히려 얼어붙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웃사랑'의 위축된 마음은 이웃돕기 성금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대구공동모금회에 걷힌 이웃돕기 성금은 29일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은 4억9천여만원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목표액이 지난해 대비 18% 늘어난 12억4천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싸늘하게 식어버린 인정(人情)이 더욱 두드러진다. 경북공동모금회도 6억5천700만원의 모금실적을 기록, 목표액의 31.8%에 불과하다.

경북공동모금회 최해윤 과장은 "모금기간은 이달 1일부터 2개월이지만 연말에 전체 모금액의 80% 이상이 접수되는 예년의 경우에 비춰볼때 새천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임에도 불구, 오히려 이웃을 외면하는 안타까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창현 대구공동모금회 과장도 "서민들의 작은 성금은 꾸준히 답지하고 있는데 반해 부유층과 기업의 성금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두드러지는 올해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공동모금회는 대구, 경산, 경주, 구미지역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설치된 '동전하나 사랑더하기' 모금함과 '사랑의 전화걸기 ARS 700-1212'를 통해 새천년 해맞이를 떠나는 시민들을 비롯, 모두가 이웃사랑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31일 밤과 2000년 1월1일 새벽에는 새천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공원에서 가두모금 행사를 벌이는 등 시민들의 따뜻한 성금을 기다리고 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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