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위증, 사직동팀 보고서 유출 등 이른바 옷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지난달 27일 수사착수이후 34일만에 막을 내렸다.
검찰은 전직총수를 구속하는 등 살을 도려내는 아픔 속에 옷로비와 관련된 모든 수사를 연내 마무리짓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사직동팀→서울지검→특검→대검으로 이어진 네단계의 수사과정에서 내려진 결론이 모두 다른데다 서울지검이 내린 결론을 특검이 뒤집고 다시 대검이 특검의 결론을 되뒤집는 형국으로 이어지면서 '과연 이 사건의 실체가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인 의문에는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검찰수사 결과 드러난 이 사건의 성격은 최순영(崔淳永) 신동아그룹 전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측이 로비시도를 하다 틀어지자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의 낙마를 노려 조직적으로 유언비어를 유포함으로써 촉발된 '자작극'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다 '라스포사 동맹'의 맏언니였던 배정숙(裵貞淑)씨가 옷 욕심을 부려 옷값 대납요구를 하면서 빚어진 '실체없는 해프닝'이 결합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씨측이 지난 1월초 라스포사 등 옷가게를 탐문하고 다니면서 연정희(延貞姬)씨에 대해 '뒷조사'를 벌인 뒤 청문회전 '도상연습'까지 하면서 입을 맞추고나와 조직적으로 허위증언을 했다는 결론을 내 이씨 자매를 사실상 사건의 '주범'으로 몰았다.
그러나 이씨 자매측은 "새로운 증거없이 특검수사와 상반된 결과를 내놓은 검찰수사는 조작된 것"이라며 법정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비해 특검팀에서 사건의 핵심에 있었던 것으로 떠올랐던 정일순(鄭日順)씨는 '좌충우돌'하면서 고객관리와 상술 때문에 일부 거짓말을 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옷값 요구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관련자들중 가장 두텁게 드리워졌던 혐의를 벗게 됐다.
연씨의 경우 대전법조비리 사건과 IMF 와중에서 검찰총장 부인이 사치행각을 벌였다는 비난이 두려워 무조건 부인해야겠다는 심산이 결국 '덫'으로 작용해 남편의 낙마-구속으로까지 이어졌지만 범죄혐의는 옷배달 날짜를 거짓 증언했다는 것만 드러난 셈이다.
검찰은 이같은 사건구도를 그려내고 이들 네 여인을 전원 사법처리키로 했지만 배씨의 사전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고, 이씨 자매는 고발의뢰한 국회 법사위측이 정작 고발을 미룸으로써 형사처벌 절차가 미완인 상태로 남겨진채 수사 전모를 발표하게 됐다.
아울러 수사종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먼저 사건의 기본구도를 둘러싼 논란은 재판과정에서 재연될 전망이다.
이는 두달간 사건을 파헤쳐온 특검팀의 결론을 검찰이 일거에 정면으로 뒤집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특히 이씨 자매의 진술을 완전히 부정하면서도 배씨의 옷값 대납요구 부분에 대해서만 긍정했다는 점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씨와 이씨 자매 간의 전화통화 내역이 특검수사에서 드러나긴 했지만 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고 연씨-배씨 간의 관계나 다른 관련자들간의 대화도 객관적 물증이나 증인 없이 오직 당사자 진술로만 확인돼왔기 때문에 진위가 불투명하다.
또한 이 사건을 내·수사하는 과정에서는 두 종류의 보고서가 피내사자측에 유출됐고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됨과 동시에 신동아측의 전방위 로비의혹,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에 대한 외압·협박설 등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등 그 파장은 실로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신동아로비 의혹은 검찰수사 직후 신동아그룹에 로비스트로 영입된 박시언(朴時彦)씨를 소환, 조사하면서 단서를 훑었으나 조직적 로비 혐의를 포착하지 못해 수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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