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고록서 밝힌 YS의 전.현직 대통령 평가

김영삼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전.현 대통령들에 대해 적나라한 평가를 실었다. 비판 일색이란 것이 특징이다.

김 전 대통령은 먼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부정부패의 원조'라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육영수 여사가 죽은 1년 뒤 나를 만나 눈물을 흘리며 '대통령 오래 할 생각 없다'고 한 말은 지금 생각하면 쿠데타 직후 국민에게 번의를 거듭하며 흘린 눈물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라고 회고한 뒤 "중앙정보부를 시켜 70년대에 우리 집을 네 차례 가택 수색했고 76년엔 인정마저 악용해 사람을 농락한 치사한 행태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전대통령은 부정부패의 원조로 18년 동안 부정부패를 통해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면서 "영남대와 MBC, 부산일보 주식을 가졌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나는 누구보다 그를 싫어했지만 그가 죽었을 때 야당총재로서 빈소를 찾았다"고 밝혀 인간적 연민만은 어쩔 수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최규하 전 대통령에 대해선"역사와 민심에 대한 무지"라는 신랄한 평가로 대신했다. "헛된 욕심과 좁은 시야에 갇혀 민주화를 지연시켰고 박정희의 죽음이 국민적 저항 앞에 침몰한 것이라는 역사의식을 갖지 못한 채 정치일정을 지연시킴으로써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고 썼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선 "박정희의 품에서 성장한 그들은 박정희에게 탐욕스런 권력욕만 배웠을 뿐 파멸의 교훈은 배우지 못하고 역사를 송두리째 과거로 되돌려 놓았다"면서 "박정희보다 더 치졸했으며 정치지도자로서 솔직하지 못했다"며 아예 박 전대통령보다도 못한 대통령으로 못을 쳐버렸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전두환의 후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취약한 정치력이 여소야대 정국과 겹치면서 정국운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특히 "자신의 출신에 대한 두려움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민주화라는 역사의 도도한 물결속에 자신을 던지지 못했다"고 기술했다.

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는 김 전 대통령이 강한 피해의식에 젖어있는 듯한 비판으로 일관했다. 그는"김 대통령은 80년엔 민주화 전열을 약화시켜 야당의 힘이 분산되었고 87년에는 지역감정을 선거의 기본전략으로 삼겠다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발상과 신당창당으로 뒤통수를 쳤다"며 "자신의 역사적 소명에 대한 판단착오를 일으켰다"고 기술했다.

裵洪珞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