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30년 이상 살며 그곳 사람과 결혼해 자식까지 키웠지만 항상 '한국인'이란 생각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덕분에 이 나이에도 홀로 고향 대학의 강단에 서게 됐고, 한국 문학을 번역해 독일어권에 소개하는 계기가 됐죠".
경북대 일어일문학과 이상경 초빙교수(67·오스트리아 빈대학 명예교수)는 최근 중진작가 이청준씨의 판소리 동화 2편을 독일어로 번역·출간해 독일어권 국가에서 극동지역 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교수는 작년 대산문화재단의 한국문학 번역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이청준씨의 판소리 동화 '토끼야, 용궁에 벼슬 가자'를 독일의 카파(Kappa)출판사를 통해 출간한데 이어, 최근 페파코른(Peperkorn)출판사에서 '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Sim Ch'ong hat gute Beziehungen)', '놀부는 선생이 많다(Nolbu hat viele Lehrer)' 등 두 작품을 한꺼번에 펴냈다. "이청준씨의 작품은 불어권에도 많이 소개돼 있습니다. 상징적이고 추상적이며 특히 유럽인에게 와 닿는 부분이 많아요".
이 교수의 한국 전래동화 번역출간에 대해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의 평가는 기대 이상이다.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동화는 대단히 예술적이고 변화가 많으며 초현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존주의적 경향이 있으며 상징성이 깊고 날카롭다",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킨다"는 등의 서평을 싣고 있다.
현재 경북대 일어일문학과에서 일본 문학개론(학부)과 일본 근대극문학 연구(대학원)를 강의하는 이 교수는 지난 1934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영문과를 거쳐 지난 1962년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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