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화산면 나자렛집이 김장을 담그던 7일엔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쳤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 320여명 식구들이 내년 5월까지 먹을 4천500포기의김장 담그기는 생각보다 큰 작업이었다.하지만 그곳은 오히려 사람의 정으로 훈훈했다. 곳곳에서 달려온 아름다운 손길들의 대합동 작전이 벌어졌던 것.
작전 개시일은 지난 5일. 먼저 나자렛집 가족들이 군장병들과 함께 텃밭에서 무·배추를 수확했다. 임고성당이 또 1천 포기를 보탰다.
6일은 다듬고 절이는 날. 이 일은 신녕농협 부녀회원, 청통 적십자 부녀회원, 신녕·화산성당 신자들, 제3보급창·122연대·화산항공단 군장병 등100여명이 맡았다.그리고 7일의 김장 담그는 일은 영천·신녕·화산 성당, 포항 연일·덕수·대잠 성당, 군부대 등에서 달려 온 70여명의 몫이었다. 나자렛집의 수녀·직원 등은새벽 3시부터 양념을 준비했고, 자원 봉사자들은 해가 진 뒤에까지 일을 계속했다.
정신지체 장애인, 알코올 중독자, 부랑인들은 이렇게 해서 이번 겨울도 따스하게 보내게 될 모양이었다. "매년 곳곳에서 달려오는 봉사자들 덕분에김장을 담글 수 있었습니다". 나자렛집 배명숙(가밀라) 원장수녀의 목소리에 동지를 얻은 자신감이 실린 듯했다.나자렛집은 1988년 설립돼 예수성심시녀회 수녀 및 신자 17명의 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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