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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위대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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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갈매기의 꿈'을 읽은 적이 있을 것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갈매기의꿈은 어린 시절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고 지금도 나의 삶의 날개가 되어 목표점을 향해 퍼득이고 있다.

따스한 봄날의 햇살이 쏟아지던 휴일 오후, 나는 다시금 그 새들의 아름다운 비행을 볼 수 있다는 기대로 '위대한 비상'이 상영되는 극장의 문을 밀었다. 폭력과 양아치들 그리고 복수…이런 심란한 영화가 피도 눈물도 없이 상영되는 시점에 '위대한 비상'은 확실이 다른 희망의 직관으로 다가와 나에게 황홀한 편안감을 선사했다.

'위대한 비상'은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떠도는 새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없는 다큐멘터리 영화지만 화면 가득 나는 새들의 비상은 신비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사실 새들에게 있어서 비상은 바로 현실이었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살기 적당한 온도와 습도 먹이를 찾아 끊임없이 날며 이동해야 하는 새들에게 비상은 바로 생존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영화를 보면서 나는 생존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힘겨운 일상에 부대끼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조차도 어쩌면자연을 따라 도는 새떼처럼 아름다울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먹이라는 희망을 찾아 끝없이 대륙을 비상하는 그 자체만으로도충분히 현실적 삶의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흥행에 밀려 문화로서의 영화가 설 자리를 잃은 시대에 '위대한 비상'은 영화라는 상업적 통속성을 벗어나 문화라는 특별한 시야로 관객들에게 다가서기 때문이다.

한국의 영화가 발전하려면 상업영화의 제작도 중요하지만 문화적 중요성을 가진 다양한 영화의 제작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한국영화도 이런 다양성에 입각해 제작이 활성화 된다면 분명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서게 될 것이며, 관객의 입장에선 선호에 따라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하진 않지만 조금씩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그것이 바로 문화인 것이다. '위대한 비상'을 탄생시킨 감독과 스텝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찬사를 보낸다.

육정학(경북외국어테크노대 교수.영상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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