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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주 시비 20일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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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임요/ 아부님 어무님 모시고/ 동생하고 누부캉 모도/ 무궁한 일월을 한데 모여 살그로/ 고향 저승으로 구만 나도 갈랍니더/ 살다가 와 그래 가고 싶노 몰라/ 할마이는 지가 먼저 갔어예 빙싱이메츠로/...'.('내고향은 저승' 중에서).

한평생을 향토 사랑과 시업에만 전념해 온 고 이설주(李雪舟) 선생의 올곧은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시비가 20일 오후 2시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월광수변공원에서 제막된다.

구상 시인의 제의로 고인의 일주기를 맞아 고향인 대구에 세우는 이 시비는 충남 보령에서 가져온 오석으로 이설주 선생의 시세계와 항토색 짙은 작품 '내고향은 저승'을 새겼는데 이또한 구상 시인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1929년 대구고보를 졸업한 이래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선생은 국내에서는 조병화 시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시집을 출간했으며 제1회 상화문학상과 한국문학상.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시비 건립에 실무역을 맡았던 죽순문학회의 윤장근 회장은 선생을 '적멸의 시인'.'전형적인 경상도인'으로 불렀다. 삶과 죽음을 일원화한 무상의 시세계를 구축하면서 토속방언의 서슴없는 구사를 통해 철저한 향토정서를 대변했던 선생에 대한 회고이다.

시비가 세워진 공원 또한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은 고즈넉한 호숫가의 시민 휴식공간으로 선생의 담백한 성품과 언어적 기교를 거부한 경상도적 시세계와도 걸맞다는게 문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설주시비건립위원회 위원장인 구상 시인은 시비 뒷면에 '영원의 동산에 꽃 피운 시심(詩心)'이란 추모시에서 '달구벌 옛 선비로/ 한평생을 사시면서// 세사에 초연하고/ 문단마저 외면하며// 오로지 시이천여편 남기시고 가셨네// 고고한 삶이언만/ 인정이 자상하여// 피난살이 문인들의/ 사랑방이 되어주고...'란 글을 남겼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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