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민 큰 희생

15일 김해 중국 민항기 추락으로 대구.경북이 대참변을 당했다. 중국 국제항공 소속 보잉 767 항공기 추락 희생자(사망, 실종) 128명 중 절반 가까운 53명이 대구·경북 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여객기 총 탑승객 166명(승객 155명, 승무원 11명)중 지역민은 중국 청년여행사 대구지사를 통해 중국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던 53명(기린여행사 18명, 에이스여행사 12명, 영주 세중여행사 23명)과 쌍마관광 20명 등 모두 73명으로 대부분 단체 여행객들이어서 희생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오전 현재 지역 탑승객 73명중 사망 또는 실종은 5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탑승객 생존자는 이강대(42.경산대 교수)씨와 김순애(53.여.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 등 20명으로 부산의료원, 김해 성모병원 등 부산, 김해, 창원 등지의 병원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으나 부상정도가 심한 사람이 많다.

대구 쌍마관광의 경우 총 20명(대구 15명, 경북 5명)의 관광객중 이선정(37.여.남구 이천동)씨 등 2명만 화를 면한 것으로 파악됐다.기린여행사 경우 3박4일 일정의 포상휴가를 갔다오던 LG화재 안동지점 직원 16명을 포함한 여행객 18명중 12명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스여행사의 경우 12명중 김순애(49.여.달서구 월성동)씨 등 4명의 생존이 확인됐다.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김해 중앙병원에서 취료를 받던 하순남(42.여.서구 비산동)씨는 16일 새벽 4시쯤 숨졌다.

또 영주 세중여행사를 통해 5박6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영주지역 퇴직 교감.교장 출신 부부 22명과 여행사직원 1명 등 23명의 경우 현재까지 2명만 구조됐다.사고소식이 전해지자 탑승자 가족, 친지들은 여행사로 시시각각 생사확인을 묻는 전화를 걸고, 살아있기만을 바라며 김해의 사고현장과 인근 병원으로 급히 내려갔다.

지역민들도 대구.경북 피해자가 많이 나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생존자 소식이 많이 전해져 피해가 줄길 애타게 바라는 심정뿐이었다.

아버지 환갑을 기념해 어머니와 외삼촌, 할아버지, 할머니 등 5명의 가족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는 이모(38.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생사확인을 위해 급히 현장으로 내려갔으나 생존자 명단에 가족 이름이 오르지 않자 오열해 지켜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이씨는 "제발 한분이라도 살아 계셨으면 한다"며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울부짖었다. 또 이번 대참사에는 단체여행객은 물론 일가족 5명, 모녀.모자 3대, 부부, 임신부 등이 사망 또는 실종되거나 중상을 당한것으로 파악돼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지역 희생자들이 많았던 것은 대구~베이징간 직항노선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김해 국제공항을 이용, 참사를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통상 대구·경북지역민들은 대구~상하이, 대구~칭다오노선을 경유해 베이징으로 가는데 대구공항의 경우 소형기(141~143석)뿐인데다 최근에 대구에서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표가 동나 어쩔 수 없이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하다 참변을 당했다는 것.

그러나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에서 주 2회 취항하는 대구~상하이 및 칭다오 노선 경우 좌석이 남아돈다"며 "국내항공보다 중국 민항기의 운임이 싸고 대구~베이징간 직항로가 없어 여행사들이 김해를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