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 감아버리더니
한웅큼 한웅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하시고 뭐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김형영 '따뜻한 봄날'
이 시의 표면적 구조는 늙은 어머니가 아들 등에 업혀 꽃구경가는 단순 구조이지만, 이면구조인 내용은 중층적이다. 우선 아들은 늙은 어머니에게 꽃구경을 시켜드리려고 하지만 늙은 어머니는 고려장으로 자신을 산속에 버리고 가는 게 아닐까 의심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아들이 행여 길을 잃고 헤맬까봐 솔잎을 뿌려 돌아갈 길을 만든다. 자신을 산속에다 버리는 아들에게까지 향한 이 가없는 어머니의 마음! 따뜻한 봄날 뜨거운 시이다.
김용락〈시인〉





































댓글 많은 뉴스
[지역 편중 투자 논란] "반도체 인재·인프라 다 밀리는 호남에 왜? 정부 입김 의구심"
'내란 가담' 박성재, 1심서 징역 25년…특검 구형보다 5년 늘어
李 대통령 지지율 44.8%…민주 38.1%·국힘 39.4%
[지역 편중 투자 논란] 행정통합 무산·SMR 부산行…"李정부 'TK 홀대' 현실로"
[매일칼럼-이호준] '포스트 김부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