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는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을 하루 앞두고 대구시장 후보초청 지상(紙上) 토론회를 마련했다. 지상토론은 지방자치의 의미를 되살리고 유권자에게 후보 검증 및 평가의 잣대를 제공하기 위해 후보의 개인 이력에서부터 지역현안에 이르는 까지 다양한 질문과 답변으로 꾸몄다.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는 출마 동기에 대해 "대구가 어느 때 보다 어려우며 행정 경험과 현안 해결의 추진력을 가진 시장이 필요하다"며 '개인적인 자리 욕심'이 아니라는 점을 누누히 강조했다.
-7년간 대구를 떠나 있었고 이번 출마는 한나라당 정서를 업은 기회주의적 출마라는 비난도 있다.
▲7년간 어디 해외에 나가 놀다온 것도 아니다. 장관으로 국정수행에 전념했다. 또 공직을 물러난 이후 4년간은 자원봉사 활동으로 보람을 가졌다. 이런 일들은 지방행정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한편으론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훈련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전직 시장과 장관을 지낸 사람으로 자리를 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역을 떠나 있은 탓에 지역 중심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대구에서 자랐고 시민과 정서를 같이하고 대구 시정을 맡았던 사람이다. 항상 걱정을 하고 고민했다. 또 몇년 떠나 있는 동안 대구 문제를 더욱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지난 95년 선거에서 4등을 했다.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데 실패한 것 아닌가.
▲민주당이 반 DJ정서 탓에 대구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 상황이 지금과 똑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YS시절 장관을 지냈고 YS맨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그분과 아무런 연분이 없다. 장관으로 발탁된 것은 전문 관료로서 능력을 인정 받은 것이며 당시 대구시민에 대한 배려였다.
-문희갑 시장 구속으로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는 광역단체장의 후원금 규제에 대한 시비가 있다. 과연 한푼의 돈도 받지 않고 시장직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광역단체장은 투명한 후원금 받도록 제도적인 규정을 마련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장이 된다면 정해진 용도대로 판공비를 사용하겠다.
-평소 선거직에 나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어기게 됐다. 문 시장 구속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소신이 바뀐 것인가.
▲무엇을 탐해서 나왔다면 지적을 받겠지만 대의적인 차원이며 고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관선 시장 시절 독선적이라는 평을 들었으며 '가볍다'는 평도 있다.
▲공무원 시절에는 '옳은 것이 좋다'는 신조로 가부를 명확히 하고 모든 것을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고집이 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구 시장 선거에서 낙마한 이후 인간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감히 생각한다.
-현재 대구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3조원에 가까운 부채해결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가적 위기 때마다 큰 힘을 발휘해왔던 대구정신 회복에 주력하겠다.
-대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제통(조 시장은 내무관료 출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한 생각과 경제관을 짧게 밝혀달라.
▲지방 행정은 종합행정이다, 경제문제만으로 접근하면 통합적 사고의 어려움이 생긴다. 협소한 경제전문가보다는 넓은 안목으로 기량을 키워온 사람이다. 이미 경제 문제 해결책은 나와 있으며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대구시 부채해결 방안이 있는가.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 그러나 중앙에서 재원을 얻을 수밖에 없으며 이를 해낼 자신이 있다. 신규 투자는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 하겠으며계속 사업은 집중투자로 마무리 하겠다.
-문시장의 7년 시정에 대한 평가는.
▲강한 추진력으로 인프라 구축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독선적인 리더십 탓에 지역화합을 저해한 부분이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선거전에 수동적이란 비난이 있다. 선거전은 득표를 떠나 보다 많은 유권자들에게 검증받는 공간인데 앞으로의 선거전략을 밝혀달라.
▲방송 토론을 거부한것 처럼 비쳐진 때문이다. 집권여당이 후보를 내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어 토론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또 준법선거를 위해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하거나 사조직 관리 등을 하지 않아 부정적으로 비쳐진 부분이 있다.
-이재용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젊고 유능한 사람이다. 다만 대구의 현안 문제가 너무 어렵다. 중환자 상태에서는 수련의 보다 훈련된 전문의가 필요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울산을 제외한 영남권 한나라당 후보 중 가장 약한 득표력을 얻고 있는데 원인과 극복 방안은.
▲젊은 층의 인지도와 지지도가 떨어진다. 그 이유는 내가 가진 경력이 구시대의 관료인것 처럼 비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30년 공직생활을 했지만 항상 새로운 사고와 생각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나라의 어려움을 해결해 왔다.
-시장 후보가 된지 한달이 됐다. 그동안 접촉한 시민들의 체감 지지도는 어떤가.
▲시민 모두가 대구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역량있는 후보가 잘 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이재용 대구시장 후보는 "자치행정은 특정 정파의 이익보다는 시민 입장이 중요하다"며 "당리당파의 이해에 움직이는 자치행정이 아니라 시민들의 입장을 최대한 실현하는 '시민 제일주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대구시의 당면과제 3가지를 꼽는다면.
▲부채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 대중교통체계의 대대적 개편이다.
- 시정(市政) 목표는.
▲당리당략의 중앙정치로부터 정치적 독립, 민주적 경영 행정리더십 실천, 부정부패없는 깨끗한 시정운영, 주민 참여 제도화 및 열린 행정과 참여 행정의 실현, 지방의회 권한과 역할 현실화, 지방분권화 운동추진, 나눔과 연대의 지역사회 공동체 실현 등 7가지다.
- 이 후보가 문희갑 시장의 보석을 요구하는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법 정신을 무색케 한다는 것이다.
▲문 시장이 뇌물수수 문제로 구속된 점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다만 법이 허락하는 내에서 보석판정을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 뿐이다. 7년 동안 시정을 이끈 현직 시장에 대한 예우차원이자 비자금사건 이후 지역의 분열된 분위기를 묶기 위한 의견개진이었다.
- 이의익 전 시장이나 문 시장측과의 연대설은 이 후보의 개혁적 이미지 훼손으로 비춰질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을 외면하고 편협된 시각만을 고집하면 '독선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문 시장과 다를 게 없다. 또 대구발전을 위해 어떤 세력과 연대할 수 있음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변화와 개혁을 이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 행정가로서는 7년간 구청 행정을 맡은 이력이 전부인 이 후보가 250만이 사는 대구를 책임지기엔 역부족이지 않는가.
▲중량감은 경력의 문제와 별개다. 어떤 정책 비전과 리더십을 가지느냐가 관건이다. 조해녕 후보는 40년동안 경직된 관료사회에 계셨던 분으로 유감스럽지만 민선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변화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고 나는 지난 7년간 남구청장으로 있으면서 민주적 리더십을 검증받았다.
- 경쟁자인 한나라당 조 후보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무사안일, 복지부동, 보수주의로 표현할 수 있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젖어 있다. 특히 95년 대구시장 선거 패배 이후 지역발전에 헌신하기보다 7년 동안 대구를 떠나 서울에서 이제껏 생활한 점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 이 후보는 치과의사에서 극단대표, 시민운동가, 행정가 등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으로 이해해 달라. '건치회(강강한 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는 의사들의 친목 단체가 아닌 의료 봉사단체며 극단운영 역시 동시대의 빈곤과 소외문제를 다루기 위한 문화운동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입신양명의 목적이 아니라 사회적 실천의 일환이었다.
-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선 진짜 속셈은 17대 총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돈다.
▲터무니 없는 소리다. 총선을 겨냥했다면 그동안 열의를 바쳤던 남구를 떠날 이유가 없다. 또 청장 재직시절 구민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기에 남구를 지역구로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았을 것이다.
- 무소속 후보로 나선 것 자체가 조직에 대한 부적응과 관련있지 않나.
▲결코 그렇지 않다. 저 역시 정당정치를 무조건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정당정치는 지역을 중심으로한 패권적.기형적 정당정치 구조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 시장 당선 이후도 무소속을 고수하겠나.
▲그렇다. 기초.광역단체장 후보를 정당이 공천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공약을 통해서도 자치단체장 정당공천 배제를 밝힌 바 있다.
-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시민단체 후보'를 버리고 '시민후보'라는 명칭을 택했다.
▲시민 가운데는 시민단체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부류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의견을 총화하기 위해서는 굳이 시민단체 후보로 범위를 한정시킬 필요가 없었다.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모으고 개진한다는 뜻에서 시민후보라는 명칭을 택했다.
- 지역 정치권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 결과 TK 정치권의 위상이 추락했다. 정치논리에 따라, 선거 때만 되면 지역을 찾아 희생을 강요하고 대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골몰했던게 사실 아닌가. 이제 시민들은 '핫바지 도시', 대구를 원치 않는다. 시민들은 중앙정치로 가기위해 거쳐 가는 대구가 아니라 대구를 위해 헌신할 정치세력을 원한다.
- 위천공단 문제를 해결할 묘안은 있나.
▲위천에 에코타운, 생태공원, 생태환경 테크노폴리스가 어우러진 종합생태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방법은 프랑스의'소피아 앙티폴리스'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 '노풍(노무현 바람)'이 이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노풍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의 의미보다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상징적인 요구와 닿아 있다. 그 요구가 노무현이란 정치인을 통해 투영된 셈이다. 노풍이 인다면 대구의 개혁과 변화를 요구하는 저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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