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國 정상 '로마선언' 서명

러시아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19개 회원국 정상들은 28일 나토-러시아간 새 협력체제인 '러-나토 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로마선언에 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로마 근교 프라티카 디 마레 공군기지에서 열린 로마선언 서명식후 연설을 통해 "새로운 관계의시작을 알리는 로마선언은 매우 중요한 행위"라며 "러시아는 러-나토 위원회에서 책임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러시아와 나토의 새 관계를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통해 "유럽이 안정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상태로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나토의 동등한 파트너관계 정립으로 자리매김될 로마선언은 기존의 '19+1(19개 나토회원국+러시아) 체제'를 양측이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20체제'로 바꾸기 위한 '러-나토 위원회' 설립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토-러시아 위원회는 유럽-대서양지역의 안보문제에서 협의와 공감대 형성, 협조, 공동 결정, 공동 행동의 자리를 제공하게 된다. 나토 사무총장이 의장을 맡게 되며 외무장관급과 국방장관급이 일년에 두차례 회의를 갖는다. 로마선언에 따른 첫 조치로 테러와의 투쟁,위기관리, 비확산, 무기통제 및 신뢰구축 조치 등에 합의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 회의를 통해 서유럽안보와 지역분쟁, 군축, 평화유지활동 등 나토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구 소련과 옛 동구공산권을 봉쇄하기 위해 창설된 나토는 창설 50여년만에 과거 최대 적대국이었던 러시아를 유럽, 나아가 세계안보를 위한 협력상대로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풀어야할 과제도 없지 않다. 나토는 '나토-러 위원회'를 통해 대부분의 주요의제에 대해 러시아의 발언권과 의사결정 참여권을부여했으나 러시아와 나토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경우 러시아를 배제한채 자체적으로 최종의사결정이 가능토록 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무자비한민간인 탄압으로 인권시비를 낳고 있는 체첸사태를 양측 충돌의 첫 잠재적 걸림돌로 보고 있으며 러시아는 로마선언 서명 직전까지도 발트 3국 등을 대상으로 한 나토의 회원국 확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