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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탈북자 거부는 '인권'외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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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을 일단 봉쇄했다. 지난번 길수군 친척 다섯가족의 망명요청 서한접수 사실을 부인했다가 뒤늦은 사과로 비난을 받은 지 10여일만에 다시 나온 미국무부 대변인의 '공관망명 거부' 발언은 크게 실망스럽다.

또한 박해를 피해 인간다운 새 삶을 꾸려보겠다는 탈북자들의 목숨 건 갈망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으로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

바우처 대변인은 29일 미국의 탈북자정책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사관은 미국내에 있지 않다"고 못박음으로써 탈북자의 미국망명 시도를 사전봉쇄하겠다는 정치적 속내를 분명히 했다.

미국 안에 있거나 미 국경 근처에 있는 경우에만 신청접수를 받겠다는 것이니 사실상 탈북자의 미국망명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또 "그 외의 경우에는 개별적 가치에 따라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고위직 인사등 특수경우에만 해외로부터 망명을 허용하고 일반탈북자들은 거부하겠다는 식의 선택적 망명허용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인도적 입장보다 망명자가 갖고 올 정보 보따리 즉 이용가치에 따라 선택하겠다는 것이니 국제적 비판을 면키 어렵다.

국제법 판례로 보아 외교공관은 망명자 '비호권'이 없다. 그러나 주재국 '불가침권'이 이를 상쇄한다. 두가지 권리가 충돌하면 협상교착이 장기화하기 마련이고, 그럴 경우 당사국들은 정치적 해법으로 문제를 풀어온 게 관행이다. 결국 탈북자 미국망명 문제의 해법은 '미국의 정치적 의지의 문제'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미국은 재작년 미국에서 있은 중국군 대령의 망명사태로 중국이 발칵 뒤집혔던 전례때문에 엉뚱한 탈북자 문제로 중국과 충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소탐(小貪)의 단견(短見)임을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미국이 항용 북한과 중국을 향해 꺼내들던 인권문제에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꼴이다. 망명(亡命)이란 말 그대로, 목숨을 건지기 위해 도망쳐온 사람들을 외면했다는 국제사회의 더 큰 비난을 자초하는 길이다. 생각 고쳐먹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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