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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과 삶 함께한 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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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년견오백(紙千年絹五百)'이란 말이 있다. "종이는 천년, 비단은 오백년"이란 의미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126호)'이 1천300년의 세월을 버텨낸 것은 한지의 뛰어난 내구성 때문에 가능했다.

사실 우리처럼 종이와 함께 태어나 종이에 싸여 흙으로 돌아가는 민족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예전이나 현재도 우리들은 한지 장판지위에 태어나 벽지와 문창호지에 둘러싸여 생활하다 죽을 때도 종이에 싸여 묻힌다. 옷장 요강 우의 책장 촛대 수통 등 모든 생활용품을 종이로 만들어 쓴 민족도 우리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한지(현암사 펴냄)'를 내놓은 이승철(간송박물관 연구원)씨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종이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상기시키면서 한지 문화에 대한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이 책에는 종이의 기원, 한지의 전래와 시대별 발전, 종이 만들기, 한지의 우수성, 한지의 활용 등 한지에 대한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종이만들기는 주원료 닥나무에서 나오는 인피섬유를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후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말리고, 벗기고, 삶고,두들기고, 고르게 섞고, 뜨고…'의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 아흔아홉번 손질을 거쳐 마지막 사람이 한번 더 만져야 완성되는 지난한 과정 속에내구성 통기성 유연성 방음성 단열성 습도조절능력 자외선 차단기능 등 여러 우수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한지의 쓰임새는 그야말로 방대하다. 미술재료로서의 한지, 중국 청나라에서 들여온 화선지, 생활공예로서의 한지의 특성이 잘 설명되어 있다.내버리는 한지라도 소형함, 상, 담뱃갑, 신발 등 갖가지 형태로 재활용할 수 있고, 예물함, 서류함, 안경집, 족두리, 반짓고리, 옷, 색실첩 등 생활용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 책은 한지에 대한 궁금점을 풀어주고 모든 정보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유용하다. 그렇지만 서술방식이 교과서처럼다소 딱딱한데다 가격(2만5천원)이 좀 비싼게 흠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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