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떠나는 연습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인생은 여행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언젠가 한번은 떠나야 하는 게 우리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기에 우리는 이별의 연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얼마 전 사랑하던 제자가 불의의 사고로 나보다 먼저 떠나 버린 후 떠남의 실제 여행을 경험하였다.나는 비교적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부부 동반 여행과는 달리 나 홀로 떠나는 여행은 마음을 더욱 더 차분하게 한다. 떠나는 내 모습이 보기 싫은지 남편은 비행장까지만 차를 태워 주고 훌쩍 떠나버렸다. 남남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산지 어언 26년, 결혼기념일도 서로 잊어버릴 만큼 바쁘게 나날을 보냈다. 별로 잘 해 준 것 없는 우리의 아이들은 장성하여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나는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여행 때 갖는, 일상에서 벗어나 누리는 나 혼자만의 자유가 너무나 좋다. 특히 미지의 세계를 개척할 때면,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을 만날 때면 너무나 행복하다. 새로운 지식으로 내 몸과 마음이 충만할 때는 한 없는 희열감을 느낀다.

긴 여행을 떠날 때면 이 순간이 모든 정든 사람과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짜릿함과 슬픔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나는 더 분주해 진다. 떠난 후 남아 있는 내 자리를 누가 볼 세라, 집도 청소하고, 방도 정리하고, 통장 정리도 하고, 평소에 게을리 하던 냉장고 정리, 빨래와 남편 옷도 다리미로 깨끗이 다려 놓았다. 부모님도 만나 뵙고 성당에 가서 미사도 드렸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나는 왜 이 자리에 존재하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떤 엄마이며 어떤 아내인가? 어떤 스승인가? 어떤 친구인가? 내 나이 50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인생을 정리해야 될 시기인가? 다시 시작해야 할 시기인가? 조금 더 살고 애들이 가정 이루어 행복한 모습을 보고 떠나면 좋은 텐데….

내가 하던 일은 훌륭한 제자들에게 맡기면 걱정할 게 없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더욱 풍성해진 삶을 느낄 수 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새 사람으로서 또 한번 남은 인생을 도전해 보게 된다. 나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영원한 이별을 위한 예행 연습으로. 과거는 역사이고 미래는 미스터리임에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이상숙(계명대의대교수.병리학)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17일 공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3.0%로 5주 연속 하락하며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부정 평가는 5...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 배분이나 공장 신설 등의 고도의 경영상 의사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하며, 기아의 ...
경북 영주풍기인삼축제가 영주시와 축제조직위원회 간의 갈등으로 올해 개최가 어려워지고 있다. 황병직 영주시장은 축제를 2027년부터 영주문화관...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