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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금메달 김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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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볼링이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 사직의 홈플러스아시아드볼링장.경기 전 "집중이 안 되니 제발 볼링장에 오지 마라"는 막내딸 김수경(대구중-경북체고)의 읍소에도 불구, 김갑득(54·대구방송 해설위원) 전 볼링대표팀 감독은 스탠드에 나타나 딸의 릴리스를 차분하게 지켜봤다.

김수경은 적잖이 신경을 쓰는 눈치였으나 김 감독은 딸에게 "이것도 경험이다. 이번에 볼 치고 끝낼거야"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전날 인터뷰에서 "아빠가 오면 안 풀릴 것 같다"고 우려했던 김수경이었지만 첫 게임 결과는 선두였다.

3게임째에서 레인에 적응하지 못해 선두에 무려 32핀차로 뒤진 5위로 추락했지만 4게임 15핀, 5게임 4핀차로 따라붙더니 마지막 6게임째에서 8개 스트라이크를 몰아치며 재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국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스탠드에서 "대∼한민국"의 함성이 터져나왔고 이때서야 금메달을 눈치챈 김수경은 곧바로 아버지의 품으로 달려갔다.

이날 아침 휴대폰을 받은 딸의 목소리가 졸린 듯 들려오자 "잠 깨고 멍한 상태에서 볼 던질 거냐"고 호통을 쳤다는 김 감독은 "우리 막내 장하다"며 딸을 끌어안은채 눈시울을 붉혔다.

70년 국내에 도입된 볼링 1세대이자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던 그는 70년대 현역 시절 '레인의 포커페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타고난 승부사였지만 아시안게임과는 인연이 없었다.

대표선발전 때 대구 향촌동 집에서 서울로 다니느라 실전 감각이 떨어지기 일쑤였고, 82년 뉴델리대회 때 아시아드를 밟을 기회를 잡았으나 협회에서 "선수들 데리고 코치로 가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

실력을 갖추고도 빛을 보지 못했던 김 감독은 그러나 큰 아들 태원과 딸 수경에게 '가업'을 이어받게 했고 결국 20년 뒤인 부산에서 딸의 금메달을 통해 소원을 풀게 됐다.

하지만 김수경도 대구여중 2년 때 볼링에 입문한 뒤로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다.잘 할때나 못 할때나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전무 딸"이란 수식어가 붙어다녔고, 대구시·대한볼링협회 전무를 지내고 프로볼링을 출범시킨 아버지의 후광이 싫어 대학(창원대) 시절에는 볼링을 그만두려고 마음먹기까지 했다.

"아버지의 정신적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영광이 없었을 것"이라는 김수경에게 이제 남은 목표는 볼링 다관왕.

지나친 승부욕이 장점이자 단점인 그는 "경기는 계속된다. 남은 금메달을 다 따도록 노력하겠다"며 5관왕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아시안게임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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