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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쓴 경제·문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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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생활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어떤 책이 좋을까? 경제사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다. '경제사는 문명을 이해하는 열쇠(막스 베버)' '경제사는 포괄적인 사회 진화의 일부를 제시해준다(존 힉스)'는 대가들의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돈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필요가 있는 시대다.

경제학자 최영순(한양대 겸임교수)씨의 '경제사 오디세이(부·키 펴냄)'는 경제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나폴레옹 칭기즈칸 같은 친숙한 인물이나 소금·설탕·후추와 같은 일상용품을 등장시키고 역사적 사회적인 맥락을 이야기식으로 쉽게 서술했다.

▲모든 경제흐름은 유대인 손에!=역사속에 수없이 쫓겨다녔던 유대인들의 힘은 어느 정도였을까. 15세기말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그때까지 이슬람세력과의 전쟁 비용을 부담했던 유대인들을 추방했다. 쫓겨난 유대인들은 18세기까지 앤트워프, 암스테르담을 거쳐 런던으로 유랑을 거듭하는데, 그 유랑 경로가 당시 유럽경제 중심권의 이동 경로와 일치한다. 나중에 산업혁명을 이룬 영국인들이 '유대인의 부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폴레옹이 사탕무로 설탕을 만들었다고?=나폴레옹의 정복전쟁은 프랑스와 유럽경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줬다. 전쟁을 통해 얻은 전리품과 전쟁 배상금은 프랑스 경제의 활력소가 됐고, 영국 타도를 목적으로 내린 대륙봉쇄령은 고사직전이던 유럽 대륙의 전통 면사업을 소생시키고 자체적인 기계화작업을 서두르는 행운을 가져다줬다.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하려는 이유가 어느 정도 설명이 되려나.

▲멜더스의 악몽이 재현될 것인가?=마르크스는 정말로 죽었지만, 맬더스는 다른 어느때보다 또렷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1999년 60억번째 인류가 태어났는데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와 식량의 산술급수적 증가 사이에 빚어지는 인류의 운명은 심각한 상태다. 1900년에 15억이던 세계 인구는 60년만에 30억으로, 40년이 채 못돼 60억으로 늘어났다. 10억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는 요즘,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파괴없이는 식량의 증산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노예노동을 종식시킨 사탕무=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설탕은 '악마의 창조물'이라 불리었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치열한 식민지 전쟁을 거쳐 동인도, 서인도 제도에서 노예들의 피와 땀으로 사탕수수가 재배됐다. 그 끔찍한 노예노동을 중지시킨 것은 기독교 윤리나 금지법안도 아니었고 바로 사탕무였다. 1813년 독일인 약제사 아카드가 유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사탕무에서 설탕을 추출하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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