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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글 비틀기' 이대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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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556돌을 맞으면서 날로 오염되고 있는 한글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화.정보화 물결과 인터넷을 통한 한글 비틀기와 파괴, 매스컴의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 등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이며, 그 사정이 계속 덧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상품명이나 간판, 매스컴 등의 외래어 표기는 세계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하더라도 인터넷과 PC통신, 휴대전화 등에서 젊은이들이 즐겨 쓰는 통신언어의 한글 파괴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결코 좌시할 문제가 아니다. 지나친 암호화로 외계어 수준이 돼버린 인터넷과 PC통신의 언어는 한글 오염의 수준을 넘어 한글 파괴를 심화하는 독소나 다름없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아니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중.고생들의 70%가 이 같은 통신언어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면 한글의 장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학교 교육에서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형편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근래에는 상품명이나 회사명.간판까지 외국어로 바뀌고 매스컴에 동원되는 언어들이 영어로 기울고, 비속어.은어 등의 폭력적 사용도 지나쳐 한글은 물론 정서 악화에 가세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글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한국어를 배우는 나라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사정을 생각하면,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마저 없지 않다. 지금 전세계에 퍼져 있는 대학 한국어과나 한국어 교육기관은 388개에 이르고, 빼어난 과학성과 실용성이 날로 높이 평가되면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지 않는가.

한글은 우리 민족 정신의 요체이며, 그 속에는 다른 민족의 문화와 변별되는 정체성이 담겨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젊은이들의 언어 생활을 바로잡아 줄 언어 규범 만들기,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 생활을 위해 당국과 사회의 꾸준한 교육과 계몽이 절실하며, 우리 모두가 과연 한글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자문해 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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