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40여명 진료 안내한번 본 아기 대부분 기억
미래병원 소아과 김순자(35) 책임간호사는 비음이 잔뜩 섞인 목소리가 특징이다. 병원의 딱딱한 분위기를 바꾸고 아기 엄마들에게 친밀감을 주기 위해 만들어낸 목소리이다. 간호사치고 친절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김 간호사는 '딱 간호사 체질이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미소와 친절이 밴 사람이다.
병원에 한번 온 아기의 특징을 모조리 꿰는 것도 김 간호사의 특기. 울음소리가 큰아기, 유난히 잘 웃는 아기, 몸부림이 심한 아기, 나이에 비해 덩치가 크거나 무거운 아기…. 김 간호사는 마치 옆집 아줌마처럼 아기의 특징을 주제로 엄마들과 짧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나 이 짧은 이야기가 엄마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옆집 아기 엄마에게 말하듯 편하게 건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아기 치료에 중요한 정보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요. 그저 아기를 좋아하고 한번 본 아기를 다시 보면 기억이 또렷해져요". 하루 평균 140여 명의 아기들이 김 간호사가 근무하는 소아과를 찾는다. 특별한 능력을 타고나지 않고서는 그많은 아기들을 다 기억하기 어려울 성싶다.흔히 간호사라는 직업에는 사랑이나 봉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올해 8년 차인 김 간호사는 매일 맞닥뜨리는 일상에감사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가 중노동일게 분명한 간호사 일에 지치거나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였다.
소아과 간호사인 그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은 예방 접종. 주사는 약 이름과 용량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아기는 어른만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예방 접종은 한 번 접종으로 평생 잊는 경우가 많아 지나치면 큰 일이다. 주사 후 무심히 돌아서는 듯 하지만 아기의 움직임, 울음소리에 그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기들은 접종 후 세심하게 관찰해야 사고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환절기라 감기 환자가 많습니다. 엄마들이 소아를 데리고 병원에 올 때는 육아수첩을 꼭 챙겨야 해요. 예방 접종은 너무 많아 기억에 의존할 수 없거든요. 또 평소 상담하고 싶은 것들을 한번쯤 머리 속에 되새겨 보는 것도 필요해요".김 간호사는 젖병을 안 가져와 낭패를 보는 엄마들도 많다며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말라고 덧붙인다. 조두진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