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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보호하는 우리문화유산 열두가지

에펠탑 대영박물관 만리장성 긴카쿠지(金閣寺)….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이들을 처음 접하고 난뒤의 느낌은 어떨까. 대개 비슷할 것 같다. '우리 문화유산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유네스코가 보호하는 우리 문화유산 열두가지'(최준식 외 지음·시공사 펴냄)는 적잖은 흥미를 던져주는 책이다. 이 책은'한국인은 결코 문화 열등 민족이 아니다'라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한국학 건축 민속 언어학 등의 전문가들이 한분야씩 맡아 전문적인 지식과 체계적인 접근방식으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설파하고 있다. 그래서 우직하고 감성적 논리로 우리 문화와 민족의 프라이드를 내세우는 그런 저작물과는 달라 보이는지 모른다.

대표 저자인 최준식(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씨는 독자들에게 이 질문을 맨 먼저 던진다.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등재된 한국의 문화유산은 과연 몇개일까?" 얼핏 서너개에 불과할 것 같은데, 무려 12개나 된다. 그중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7개다. 경주역사지구,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해인사 장경각(고려대장경은 포함되지 않음), 고인돌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석굴암과 불국사는 그 유려한 건축미와 기하학적으로 완전한 구조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고인돌의 경우 전세계 고인돌중 40%가 국내에 있을 정도로 한국은 고인돌 왕국이다. 수원 화성은 동·서양의 성(城)이 갖고 있는 장점을 모아 건설된 뛰어난 건축물이고, 종묘는 그 장대한 기념비적인 스케일로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고, 그것과 붙어있는 창덕궁은 궁궐이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자연지형을 잘 이용한 것으로 이름높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으로는 왕을 중심으로 한 세세한 정치상황과 날씨 등을 수백년동안 기록한 '승정원일기', 한 왕조의 역사기록중 가장 규모가 큰 '조선왕조실록', 세계의 가장 뛰어난 문자의 하나인 '훈민정음',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이 있다.마지막으로 왕이 친히 작곡한 조선의 노래 '종묘제례악'이 세계무형유산으로 올라 있다.

특히 경주의 경우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국제적으로도 흔치 않다. 일본의 고도인 교토만 봐도 단일 품목으로 17개가 등록돼 있을 뿐이고,신사 서너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불교사원이다. 경주에는 불교유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나, 왕릉의 숫자도 그 못지 않고 왕성이나 산성, 포석정이나 첨성대처럼 하나로 분류하기 힘든 유적까지 다양하다.

이 정도라면 우리의 고질적인 문화적 열등감을 떨쳐버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화를 발전시키려면 우리의 전통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법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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