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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앞둔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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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에게기온이 뚝 떨어지던 날 서랍장 속에서 너의 겨울 스타킹을 꺼내며 계절의 깊이를 실감했다. 추위와 함께 새삼스럽게 온 몸을 엄습해 오는 긴장감, 불안감, 초조함. 그게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입시한파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사랑하는 내 딸아,

이 좋은 계절, 그 좋은 나이에 가을을 가을답게 향유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구나. 너희들 나이에 엄마 세대들은 입시가 코앞에 다가왔어도 노란 은행잎을 책갈피 속에 고이 잠재우며 잠시 상념에 잠기는 여유는 있었다. 지금의 현실은 그런 호사조차 허락하지 않는구나.

사랑하는 내 딸아,

입시를 며칠 앞두고 엄마가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많은 엄마들이 입시 관련 잡지나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기웃거리며 입시정보라는 것을 모아 이런 저런 충고를 하지만 난 안다. 엄마가 하는 그런 조언들이 너의 가슴과 머리에 절실히 가 닫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엄마도 한 때 이런저런 말들에 귀 기울인 적이 있지만 이제는 안다.

그런 것들이 다 부질없는 안달이었다는 사실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언의 기도로 널 성원하는 것뿐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언제나 나에게 많은 기쁨을 주는 내 딸아,

대학입시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생각하자꾸나. 주어진 여건 속에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너무 의식하지 말자꾸나. 수능성적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편하게 생각하며 그냥 최선을 다하자꾸나.

내가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내 딸아,

남은 기간 동안 혹은 시험 당일날 힘들고 어려울 때면, 언제나 널 위해 기도하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힘을 내어라. 시험을 잘 치고 못 치고에 상관없이 우리는 한결같이 네 편이고 널 사랑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힘을 내기 바란다. 사랑하는 내 딸아,

오늘 아침은 너의 뒷모습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보다는 이 모든 것이 참 축복이라는 생각을 했다. 삶의 중요한 고비에서 우리가 이렇게 동고동락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란다. 엄마의 이런 느낌이 너에게도 전달되어 네가 좀더 편안한 마음이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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