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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역사는 부엌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 학설이다. 집은 불을 중심으로 시작됐다는 말이다. 불은 추위를 피할 수 있게 해주었고 맹수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또 불이 있는 곳에서 음식을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주거하게된 것이다. 사람들은 상당기간 부엌(불)을 중심으로 방이 따로없는 일실 생활을 해왔다.

신석기 시대 유적인 서울 암사동의 움집은 화덕을 중심으로 원형 일실 집에서 사람들이 생활했음을 보여준다. 몽골의 유르트(Yurt-중국식으로는 파오)나 남미와 아프리카의 토착민 가옥은 아직도 부엌이 집의 전부다.

서양에 부엌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이다. 산업혁명으로 대규모 집합주거가 발달됐고 부엌시설이 공간을 덜 차지하도록 지어진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동선이 짧은 부엌시설이 들어선 것은 1912년 미국의 프레드릭이란 사람이 부엌공간과 작업동선이라는 논문을 쓰면서부터. 이때부터 요리대의 높이와 제반가구의 개량작업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냉장고와 싱크대 가스레인지가 삼각형의 수평적 작업동선을 유지하기 시작한 것은 아파트의 보급과 함께 시작됐다. 그 이전까지 부엌은 작업대의 높낮이가 주부들의 신체에 적합하지 않아 웅크리거나 허리를 구부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보통 크기의 아파트는 부엌과 거실 사이에 따로 문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좁은 집을 넓게 쓰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무시로 부엌에 드나들 수 있다는, 또 드나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부엌 일만 전담할 주부가 사라지는 우리 사회의 변화에 집이 발을 맞추는 셈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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