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화점 트로이카 No1 각축전-(1)시장 쟁탈전 시작

대구역사 롯데백화점이 15일로 개점 D-98일을 앞두고 있다.국내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백화점의 개점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토착기업인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은 사활을 건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백화점으로는 유일하게 30여년간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대백과 동백이 롯데를 밀쳐 낼 수 있을까. 롯데가 대구 백화점업계를 평정할까. 아니면 3개 백화점이 시장을 황금분할하면서 공존의 길로 갈 것인가.격전을 앞둔 각 백화점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시장판도 변화와 소비시장의 함수관계를 조망해본다.

◆대구의 '백화점파이'크기는.

백화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해 대구지역 소매시장 규모는 6조원을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올 해 소비지출 증가분과 내년에 최대 10%까지 성장한다고 추정했을때 2002년의 소매시장 규모는 7조원 정도로 전망된다.

전체 소매시장의 25~28%를 차지하는 서울지역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을 원용한다면 내년도 지역 백화점의 파이는 넉넉잡아 1조 7천억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올 해 매출목표가 1조 3천억원인 대백과 동백이 내년도 목표를 올해 매출수준 유지로 잡고 있어 아직도 3천억원 안팎의 백화점 파이는 남겨져 있다는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롯데가 백화점 전체의 파이를 키워 새 시장을 창출하기도 하겠지만 대백과 동백의 매출을 일정부분 갉아 먹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세영 대구역사 롯데백화점 점장은 "롯데의 대구진출로 기존 시장을 잠식하기보다는 백화점 시장의 전체 파이를 증대시키고 경쟁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로 작용, 쇼핑문화가 한단계 성숙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역외기업의 불모지상권 대구

가장 먼저 대구시장 진입을 시도한 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이었다. 신세계는 지난 70년대 후반 대구시장을 노크했지만 대백과 동백의 굳건한 아성을 뚫지 못하고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러다가 20여년이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백화점은 수도권, 호남·충청권을 비롯, 경남권까지 시장을 평정하면서 그 여세를몰아 마지막 남은 대구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려왔다.

이 가운데 신세계와 현대는 사실상 진입기회를 놓쳤고 롯데만이 5년여의 준비끝에 대구입성에 성공, 내년 2월 문을 연다. 롯데는 단순히 대구진출에 만족지 않고 백화점 최후의 격전지로 남은 대구시장마저 장악, 전국 평정의 마침표를 찍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의 파상공세가 쉽사리 먹혀들지는 예측불허다. 대백과 동백은 지방백화점이지만 한때 매출순위 전국 3, 4위권을 달리던 전통을 갖고 있고 롯데의 시장공략에 맞서 생존을 건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 소비자들의 보수적인 소비행태도 섣부른 예측을 막고 있다.

김호범 대구백화점 기획실장은 "지역 백화점이 예년에 없던 경쟁상황을 맞아 롯데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지만 대구시장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며 "단기적인 경쟁력 강화책은 기업의 틀을 바꾸는 마스터플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할 수 없는 외길승부

3사의 경영진은 물론 실무자들 사이에서 '총력공세', '남들이 하는 만큼 한다'는 말이 입에 배어 있을 정도로 시장수성과 공략을 향한 백화점 3사의 한판 승부는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내년 첫 해 승부에서의 시장점유율이 향후 시장구도로 고착될 공산이 크고 다자간 경쟁에서는 기선싸움에서 밀리면 소비자들에게 2, 3류 업체로 낙인될 수도 있어 각 백화점은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을 계획이다.

가장 불꽃튀길 경쟁은 소비자와 직결된 판촉전. 롯데는 판촉비용만 300여억원을 책정했고 이에 맞서 대백과 동백도 올 해보다 2.5배를 증액시켜 롯데의물량공세에 정면대응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3사는 고객관계 서비스, 상품, 매장(환경), 종업원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쇼핑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 시장수성과 공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구정모 대구백화점 사장은 "롯데가 1년간 엄청난 물량공세를 펴겠지만 우리도 충분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전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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