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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대구성터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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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일이...". 대구 약령시 테마거리 조성공사 구간에 대한 문화재 시굴조사 지도위원회는 대구시의 문화재행정 부재에 대한 성토로 시작됐다.이백규 영남문화재연구원장은 "몇년전 경상감영 공원 지하 유구를 공원 조성 명목으로 무지막지하게 파헤치더니, 남성로를 또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았다"고 탄식했다.

"도대체 전통을 파괴하는 전통 살리기가 말이나 됩니까. 대구성터를 파괴하는 약령시 테마거리 조성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이 원장은 성벽 자리도 중요하지만 성안 유구도 중요하다며 풍납토성의 교훈을 떠올렸다.

주보돈 경북대 박물관장도 "언론보도라도 없었더라면 불과 100년전에 철거된 대구성터가 시굴조사 한번 없이 깡그리 파괴됐을 것"이라며, 사후약방문식의 문화재행정을 비판했다.

윤용진 경북도문화재연구원장은 "1920년대에 제작된 지적도를 확인하면 당시의 성터와 도로공사 내역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도로를 횡단발굴하고 상징문 자리와 망루가 있던 곳에 대한 발굴조사로 성 기저부를 확인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약전골목 대부분을 포함한 60%의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뒤늦은 긴급 시굴조사 결과를 접한 문화재지도위원들은 대구시의 주먹구구식개발논리에 혀를 차면서도 대구성의 상징이었던 영남제일관 지하 공간이나마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주보돈 교수는 영남제일관 터인 대남한의원 네거리에 대한 전면 발굴조사후 공사 재개 문제를 논의하자는 주장을 폈으나, 대구시 관계자는 교통문제와인근 상가의 집단민원을 내세우며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 사업비를 반납해야 하는 사정도 있다고 했다.

추운 날씨 속에 현장까지 일일이 돌아본 이날 지도위원회는 2시간의 토의 끝에 영남제일관이 있던 구간의 지중화공사 우회와 시굴조사로 드러난유구 일부를 더 깊이 파본 후 공사재개를 논의한다는 결론을 내고 해산했다.

"대구성이 남아 있다면 오늘의 대구시가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일까"란 생각을 할 때마다 친일파 박중양이 주도한 대구성 파괴를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또 그동안 우리 손으로 야금야금 훼손해오며 성터를 이렇듯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 시와 시민 모두의 문화재 인식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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