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단&처방-요실금

40대 중반의 여성 보험설계사 윤모씨. 그녀는 맘껏 웃지 못하고, 재채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본인도 모르는새 소변이 흘러나와 속옷을 적시기 때문. 소변이 새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힘들다고 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40%가 경험한다는 요실금. 요실금은 그 자체 증상도 문제지만 다른 심각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불안감·대인공포증·우울증·부부생활문제 등 정신적 장애와 함께 피부염·요도염·방광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요실금은 '사회적 암'이라고 불린다.

요실금은 복압성, 절박성, 일루성, 혼합성 등 네 가지로 분류된다. 복압성은 재채기하거나 웃을 때, 줄넘기나 달리기를 할 때처럼 갑자기 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소변이 흐르는 경우이다. 원인은 출산시 방광하부 조직 및 골반저근의 손상으로 인한 방광의 위치 변동과 요도괄약근의 약화 등이다.

염증·과체중·폐경·노화 등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절박성은 소변이 마려운 순간을 참지 못해 속옷에 실례를 하는 상태가 대표적인 증상. 밤에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기도 한다. 방광근의 이상수축이나 신경손상, 방광염 등으로 인해 방광이 자극돼 발병한다.

일루성은 전립선 비대증이나 신경인성방광 등의 원인으로 소변이 시원스럽게 나오지 못해 방광이 꽉찬 상태에서 소변이 흘러내리는 경우. 여러 가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 혼합성으로 진단한다.

요실금 진단에는 여러 방법이 동원된다. 기본적으로 신체·소변 검사, 병력 등에 대한 문진, 배뇨일기 작성, 요실금 유발검사, 패드검사 등을 한다. 방광 방사선촬영으로 방광 및 요도의 위치 변화를 확인하고 요역동학검사로 방광 기능의 이상 여부와 요도괄약근의 약화 정도를 측정한다. 초음파나 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예전에는 요실금 치료 방법이 간단치 않아 환자들이 상당한 거부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상생활에 큰 장애가 없는 치료법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증상이 가볍고 젊은 여성들에게는 골반근육운동이 권장된다.

집에서 운동보조기로 매일 질 수축력을 강화하고 주 1, 2회 병원에서 골반 부위의 기능적 자기나 전기자극의 병합요법으로 치료한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체외 자기장치료가 있다. 기존의 전기자극 치료처럼 질 안에 자극봉을 넣지 않아도 된다. 의자에 앉아서 통증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주 2회 정도 6~8주 동안 치료한다.

확실한 치료법은 역시 수술. 골반근육운동, 자기자극치료 등이 효과가 없거나 초기 증상이 심한 경우 시행된다. 요즘은 요도 주위를 강화시키는 테이프를 이용해 수술을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피부의 상처나 수술 후의 일시적 배뇨곤란 등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입원기간은 2, 3일 정도. 방광의 위치 변동이 심하거나 방광이 많이 처진 방광류가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을 함께 한다. 영남대병원 비뇨기과가 3년 동안 테이프를 이용한 수술을 한 결과, 수술시간 30분 이내, 수술 후 입원일 1.7일, 성공률 96.8%, 만족도 90.9%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요실금 체조

요실금 체조는 골반근육을 강화시켜 아래로 처진 방광과 요도를 제자리로 놓이게 해 요실금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또 질 안의 근육 수축이 강해져서 부부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골반근육은 소변을 보다가 갑자기 멈출 때 사용하는 근육이다.이 운동을 할 때는 아랫배나 엉덩이, 다리쪽에 힘을 주면 안된다. 골반근육을 수축할 때 숨을 참지 말아야 한다. 한 번 할 때 15회 반복하며 이를 하루 3회 실시한다.

1. 양쪽 다리를 어깨넓이 만큼 벌린채 똑바로 바닥에 눕는다. 아랫배와 엉덩이의 근육을 편안하게 이완시킨 상태로 5초간 골반근육을 수축한다.

2. 바닥에 똑바로 누워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숨을 들이 마시며 엉덩이를 서서히 들면서 5초간 골반근육을 수축한다. 이어서 어깨, 등, 엉덩이 순으로 바닥에 내리면서 힘을 뺀다.

3. 양 무릎과 손바닥을 바닥에 댄 후 숨을 들이 마시면서 등을 동그랗게 한채 5초간 골반근육을 수축한다. 숨을 내쉬면서 원상태로 돌아간다.

4. 엉덩이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양 발끝을 바깥쪽으로 벌린다. 이 상태에서 골반근육을 5초간 수축하면서 양 발끝을 안쪽으로 돌린다.

5. 가부좌한 자세에서 골반·항문·질 등을 서서히 조여준다.

6. 선채로 양팔꿈치를 붙이고 의자나 탁자를 이용해 몸의 균형을 잡는다. 이 상태에서 양 발꿈치를 들면서 운동한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정희창교수(영남대병원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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