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일본을 비롯하 4강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노 당선자는 지난 20일 주한 외교사절 가운데 처음으로 주한 미국대사를 면담한데 이어 24일 일본, 중국, 러시아 대사를 차례로 만나 북핵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북한의 핵처리시설 봉인 해제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관심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노 당선자의 이번 각국 대사와의 면담은 남북문제에 대한 자신의 기조를 대외에 재확인 시키는 한편 남한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당선자는 이날 여의도 당사의 당선자 집무실에서 주한 일본, 중국, 러시아 대사를 차례로 만나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청취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선거운동기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남북간의 관계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에 각국 대사들은 노 당선자의 입장을 본국에 알리는 한편 각국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하고 주변정세 정리작업에 동참해 한-중-일-러 외교활동의 지속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 노 당선자는 각국 대사들과의 의견교환을 통해 적극적인 공조체제 구축에 대해 입장을 같이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노 당선자는 북한이 23일 핵봉인 시설을 3개까지 지속적으로 개봉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으로 특사 파견을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내용이 합의됐는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노 당선자가 이날 각 대사들에게 제시한 대북문제에 대한 기조는 지난번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밝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는 지난 20일 부시대통령과 전화를 통해 "대북, 대미 정책이 김대중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포함해 누구와도 만나 북핵문제를 논의할 것이지만 언제, 어떤 순서로, 어떻게 만나 어떻게 풀 것인가는 그동안 외교를 해왔던 사람들과 논의해 절차와 시기, 방법 등을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 김 대통령-노 당선자 오찬회동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23일 회동은 정권 인수.인계를 위한 첫번째 공식절차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날 회동은 북한이 폐연료봉 저장시설에 설치된 봉인을 제거하는 등 북한 핵문제가 심각한 국면으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해외의 관심도 컸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북한 핵 문제의 진행 양상과 우리의 대응책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은 두 사람의 회동 내용에 대해 함구에 가까울 정도로 말을 아낀 가운데 『두 사람이 북한 핵문제를 중심으로 국제관계에 대해 주로 말했으며 미.일.중.러. EU(유럽연합) 등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이날 회동에서 김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과 북한의 움직임이 미국의 강경대응을 유발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 우리가 매우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노 당선자의 반응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김 대통령의 상황인식와 대응방식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이 끝난 뒤 노 당선자는 안가로 자리를 옮겨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와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북한 핵문제와 남북,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한편 정권 인수.인계 문제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노 당선자는 김 대통령에게 『많이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김 대통령은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오찬장인 2층 백악실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두 번 씩이나 노 당선자가 먼저 탈 것을 권유하는 등 극진히 예우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노 '안정 속 정치개혁' 추구
차기 총리감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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