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비추미 봉사단' 단원들은 올해 8년간 쌓아 올려온 자원봉사라는 돌탑을 '등(燈) 달린 타워'로 변신시킬 참이다.
프로그램 기획 등을 회사가 주도해 1995년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직원들은 다소 수동적이었으나, 올해부터는 직원들 스스로가 주도해 일을 벌여 나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대구 봉사단 활동을 주관하는 대구지사 '업무지원 센터'에는 지난해 말부터 이와 관련한 많은 아이디어들이 접수되고 있다고 했다.
"새해에는 이렇게 해보자"며 직원들이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 "기존 방식 외에 새로운 것을 찾아보자는 얘기가 제일 많습니다.
복지관.구청에만 기대어 어려운 이웃 관련 정보를 얻으려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발굴해 정말 응달진 곳을 찾아 보자는 것입니다". 봉사활동을 총괄하는 최정남(29.여) 주무는 지난 8년간의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역 복지계는 이미 삼성생명을 색다른 기업으로 보고 있다.
전직원에게 반드시 봉사활동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급여 중 일정 부분을 기부토록 하는 것이 특이하다는 것. 대구지원센터 경우 사원 직급별로 매월 급여에서 5천원부터 2, 3만원까지 떼도록 해 매월 230만원을 적립하고 있다.
회사도 사원들이 적립한 액수만큼 내놓는다.
이 돈은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어린이들이나 남편을 잃어 경제 기반을 상실한 미망인들을 돕는데 쓰여져 왔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봉사 계획을 짜고 사원들을 의무적으로 참여시켜 왔다.
"업무가 바빠서 이번 달에는 좀 곤란하다"는 식의 회피는 통하지 않는다.
단 한 명의 열외도 인정되지 않는다.
봉사 자체가 업무라는 것. 계획이 짜여지면 사원들은 이에따라 헌혈을 하거나 쓰레기를 줍고 홀로된 노인을 찾아 돌보는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한다.
회사 주도이다 보니 사원들은 지난 8년 간 봉사 스트레스도 만만찮게 받았다고 했다.
봉사의 취지를 몰라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는 더 힘들더라고도 했다.
"수해지역에 봉사를 나갔더니 일부 현지인들이 '봉사는 그만 됐으니 돈만 주고 가라'고 해 힘이 쭉 빠졌습니다.
한 장애인 댁에 방문 봉사 가면서 내의를 선물했으나 그 댁 아주머니는 아저씨 것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한 봉사단원은 그렇지만 8년 정도 계속하니 이젠 '맛'을 알겠다고 했다.
삼성생명은 봉사활동의 효율화를 위해 사회복지사까지 직원으로 채용해 업무를 지원케 했다.
현장에 밝은 전문가를 통해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지원하자는 것. "지속적인 봉사,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봉사를 하겠습니다". 비추미 봉사단원들은 그 이름처럼 올해는 정말 세상을 밝게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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