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증권 빅뱅'이다.
외환 위기 이후 은행.보험 등 다른 금융회사들은 줄줄이 쓰러지거나 합병됐지만 증권업계의 경우 구조조정의 무풍지대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증권업계에도 대대적인 합병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구조조정이 새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모델이 한계에 부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신설 및 전환증권사의 시장 진입으로 심각한 공급 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7년 38개였던 증권사는 2002년 3월말 44개로 늘어났으며 점포 수도 같은 기간 1천184개에서 1천846개로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영업수지율은 지난해 3월말 현재 120.0%로 지난 98년 172.4%보다 52.4%포인트 낮아졌다.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이처럼 나빠진 것은 주식 약정 수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영업 구조를 벗지 못한데다 증권사간 덤핑경쟁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3월말 0.49%이던 업계 평균 주식 약정 수수료율은 지난해 3월말 0.20%로 떨어졌다.
반면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의 폭발적으로 늘면서 증권사들은 불어나는 전산시스템 투자비 때문에 허리가 휠 정도다.
증권사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업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한국증권업협회가 5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3년 국내 증권산업에서 나타날 가장 큰 변화로 '금융기관과의 합병 또는 제휴 확대'라는 응답이 54.0%에 달했다.
위기감은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심한 편이다.
지난 97년 55.7%이던 중소형사의 시장점유율은 2001년말 현재 37.6%로 낮아지는 등 입지가 날로 약화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국내 증권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개편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열린 확대연석회의에서 "국내 증권산업은 향후 3, 4년내에 대형사 및 일부 특화된 증권사만이 생존이 가능한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원리에 따른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신경제연구소는 "내년에는 주로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청산 등 활발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소도 "은행계 증권사와 대형증권사간의 M&A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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