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우린 패인 반성부터"

한나라당 당·정치 개혁특위는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박형준 동아대교수와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을 발제자로 워크숍을 개최, 대선패배 원인과 향후 대책 등을 둘러싸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박 교수는 "대규모 동원 선거에서 미디어·인터넷 선거로 전환되고 유권자들의 성향과 의식도 변화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선거 전략에 머문게 승패를 갈랐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나라당이 대세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자기 비전과 정체성을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은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환골탈태를 가져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민주당이 50% 변한다면 한나라당은 80% 변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이회창 대세론이 밀리게 된 요인은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했고 국민의 정치불신이 매우 컸다는 점, 이 후보가 반 DJ정서에 따른 반사이익과 지역구도에만 기대고 있을 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권오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변화된 민심을 제대로 못읽은 데다 지역구도가 더욱 심화됨으로써 패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권 의원은 또한 "우리 당 지지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가 향후 과제"라며 "단합만 하면 이들의 지지를 계속 묶어둘 수 있는 게 아니라 일대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원 의원은 "판세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 안이하게 대처했으며 대선 후보를 잘못 내세우지 않았는가 하는 점도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 정권의 실정이 잇따라 불거져왔음에도 졌다는 것은 우리의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수적인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고 당에서 떠날 사람은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승일 의원은 당의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보수·안정적인 국민들이 우리 당을 지지, 근 50%에 육박했는 데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게 일차적인 목표인 만큼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정국 불안감을 씻어주는 데 우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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