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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서...큰사랑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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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전혀 모르던 아이들과 스승과 제자라는 인연으로 만나 정을 나누었다.

아이들 눈곱도 떼어주고, 밥투정도 받아주고, 잘못도 지그시 눈감아주며 아이들 스스로 일어서도록 조급한 마음과는 달리 여유로움을 가장하고 뒤에서 지켜보았다.

때론 일이 서투른 아이에게 빨리 달려가 대신 해주고 싶을 때도 참고 지켜보았고, 잘못을 저질러 꾸중을 하고 싶을 때도 입가에는 엷은 웃음을 머금고 타이를 때도 있었다.

유난히도 리코더를 못 불던 K군, 나만 보면 "노력해도 안돼요" 라며 어색하게 웃었다.

3월부터 아이와 나의 피눈물나는 씨름이 시작되었다.

손가락이 둔해 리코더 구멍을 하나 막으면 다른 하나가 벌어지고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지 않던가? 끈질긴 노력 끝에 아이는 3개월이 지나자 기본음을 연주할 수 있었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온 첫날, 나의 손을 두드리는 아이가 있었다.

바로 K군이었다.

"선생님 이제는 4곡 정도는 거뜬히 불 수 있어요". 자신감 넘치는 말을 하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교단에 서는 보람이 아닐까 가슴이 뭉클해졌다.

스물 다섯 해 교단에 서면서 해마다 지난해를 반성하고 새해엔 좀 더 큰 사랑을 아이들에게 쏟으리라 다짐하고 새해를 맞이하곤 하였다.

나만이 아니라 교단에 서는 모든 교사들의 마음이 한결 같으리라. 3월부터 시작된 입학식, 체육회, 준거집단 행사, 수업, 연구발표, 전자도서관 개국, 인터넷 방송 개국, 학예회, 문집 만들기, 각종 대회 등등 아이들과 함께 한 지난해의 각종 행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제 초등학교도 웬만한 행사는 아이들 스스로 만들고 기획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교사들은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안내하는 역할에 중점을 둔다.

이런 가운데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들은 공동체로서의 만남을 갖고 서로 역할을 나눠맡으며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겉으로는 교사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만남을 좋아하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할 행동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스승·제자·이웃, 친구의 역할만 한다면 그의 스승에 대한 존경이며, 이웃에 대한 봉사며, 친구에 대한 사랑도 엄격한 의미에서는 참 만남과 나누기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역할만 하는 형식적인 만남이나 얻기만 위한 만남은 만나지 않은 것보다 못할 때가 많다.

새해에는 나누기를 바탕으로 하여 역할에 그치지 않고 작은 것이라도 서로 나누며 보다 큰 사랑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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