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사탕수수 밭 노동자로 하와이에 첫발을 내디딘 한인 이민들의 삶과 역사를 널리 알리는 데 여생을 바칠 겁니다'.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기념사업회 하와이위원회 이덕희(62·여) 부회장. 그는 지금까지 어렵게 발굴·수집한 초기 이민자들의 각종 기록과 사진을 정리하며 이민 100년사 집필에 여념이 없다.
하와이 이민사 연구의 대가로 통하는 그는 "이승만 등 유명 애국지사들이 하와이에서 본격 활동하기 전에 이민 선조들은 학교와 교회 설립,광복자금 모금 등을 통해 독립운동의 기반을 다져 놓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10년에 하와이 한인 1천595명이 안중근 의사를 위해 의연금 2천916달러를 모은 결산보고서와, 미국 및 한인 언론들이 안 의사 활동상을 보도한 기사문을 한데 묶어 발간한 '대동위인(大東偉人) 안중근전'이란 책자를 최근 발굴했다며 "감옥에 갇힌 15명의 한인 죄수까지 독립운동을 위해 25센트 ~ 1달러씩 내놓은 것을 확인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항일운동의 자금줄이었던 대한부인구제회 회원증서도 새로 입수했다"며 "이민자들은 무척 어렵게 생활했지만 개인의 영달보다는 국권회복에 몸을 바친 애국자"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200년 미국역사의 절반을 한국인이 동고동락했지만 미국사에 유대인과 중국·일본인, 이탈리아 사람에 대한 언급은 있어도 한인에 대한 기록은 없다"며 "하와이 한인이민사를 집대성해 미국사에 남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1903년 이전에 모두 160여명의 한인이 수차례에 걸쳐 개인 또는 단체로 미국에 들어왔다는 미확인 기록과 소문이 있어 행적확인과 자료발굴 등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올 1년간 지속될 100주년 기념사업은 우리만의 잔치가 아니라 한인역사를 미국사회에 알리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63년 이화여대를 졸업,68년 미국 남가주대 도시계획학 석사를 마친 뒤 호놀룰루시 도시계획국 직원으로 채용돼 하와이와 인연을 맺었다.
호놀룰루=강병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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