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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시민 아이디어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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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민제안센터'를 출범시켰다.

출범 이후 닷새만에 7천400여건의 각종 정책제안이 쏟아졌다.

이처럼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중앙정부와 달리 대구시의 △시민제안' 제도는 시행 6년째 관료적인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 △시민제안' 제도 운영실태

대구시는 지난 1998년부터 시민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시정에 적극 활용하겠다며 △시민제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안 대상은 △대구경제 활성화 및 경제위기 극복 △에너지 절약.자원 재활용 △교통체통 해소.대중교통개선 △깨끗한 물.맑은 공기 등 자연환경가꾸기 △예산절감.주민편익증진 방안 등이다.

시는 매년 6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대상 100만원, 우수상 50만원, 장려상 30만원, 노력상 10만원 등 4부문에 걸쳐 상을 주고 있다.

탈락된 제안자들에겐 2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의 △시민제안' 제도는 홍보부족에다 공무원만으로 구성된 최종 심사 방식과 구태의연한 운영으로 실효를 못 거두고 있다.

특히 시민 참여는 급속히 늘고 있지만 채택 사례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으며, 시행 첫해 한 차례의 장려상 시상 이후 시상 건수가 급속히 줄어 애초부터 △시정 홍보용'에 불과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구시 자치행정과에 따르면 시민제안 건수(채택 건수)는 98년 71건(장려상 4건, 노력상 11건), 99년 51건(노력상 3건), 2000년 44건(노력상 1건), 2001년 142건(노력상 3건), 2002년 257건(노력상 4건)이다.

첫해 무더기 시상을 한 이후 최근까지 사실상 최하위 시상 등위인 △노력상'만 줄곧 준 셈이다.

지난해에는 △우편 고지서를 이용한 시정홍보 △공무원 차량 스티커.로고 부착을 통한 △쉬메릭' 홍보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차량 공동관리번호 부여 △전통문화행사 재현 등 4건의 아이디어에 노력상을 준 것이 전부다.

이에 대해 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요구양식이 미비하거나 실현가능성이 희박하고 건의 수준에 그치는 것이 상당수"라며 "특허에 준할 정도의 기여도가 인정돼야 높은 등위의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제안제도가 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데는 절차상 허점도 없지 않다.

현행 제안안은 대학교수 등 전문가 참조 의견을 받은 뒤 매년 10, 11월경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시정조정위원회는 공무원들로만 구성돼 있을 뿐 전문가와 관련업계 종사자 등의 참여가 배제돼 있는 것이다.

또 채택된 제안이 실제 얼마만큼 예산절감에 도움이 됐는지, 시민 생활에 긍정적 효과를 주었는지 등에 대한 사후평가도 미비한 실정이다.

◇개선방안

회사원 이태희(42.범어동)씨는 "전체 제안건수에 비해 선정된 비율이 너무 낮아 놀랐다"면서 "보상 수준을 확대하고 탈락 제안자에게는 구체적 사유를 통보해 주며 홍보활동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지난해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차량에 고유번호를 부착, 사고신고.고발 등이 용이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노력상을 수상했다.

영남대 행정학과 우동기 교수(도시경영론)는 "이젠 관청만이 행정서비스 공급주체가 아니며 시민, 기업, 정부 3원적 협력형태를 갖춰야 한다"면서 "양질의 제안을 위해선 적극적인 홍보수단을 개발하고, 시정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현재 시청.각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단이 없다"며 "시정조정위원회를 대체하는 △(가칭)제안심사위원회'를 연내로 구성해 관련업종 종사자, 대학교수 등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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