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노무현 당선자가 던져놓고 간 '총리 인준'이란 숙제보따리를 두고 설전이 뜨겁다.
"대체로 무난하니 들어주자" "무슨 소리! 그 사람은 개혁과는 담쌓은 무사안일형 인물인데"-이런 상반된 생각이 맞서있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우리의 충고 한마디 없을 수가 없다.
검증도 안해보고 무슨 찬·반인가? 청문회에서 없던 문제가 자꾸 불거져도 통과시키자는 것인지, 이 험난한 정치판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그의 처세술까지 문제삼아 멀쩡한 사람 욕보이자는 것인지 분간을 못하겠다.
청문회 준비나 여물게 하라.
당선자가 야당을 직접 찾아가 열린정치를 제의하고 총리인준 문제를 잘 봐달라 부탁까지 한 것을 보면 여소야대의 인사청문회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기실 '고건 카드'는 개혁이란 화두(話頭)에서 보면 신선도는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당선자의 입장에서 보면 야당이 받아먹을 수 있는 청렴성과 능력의 장점을 선택한 셈이다.
'청렴성'에서 안심할 수 있는 인물이 많았다면 당선자가 굳이 YS정권때의 총리를 재지명할 리가 없었을 터이다.
문제는 그의 장점이 '확실하게 검증된' 장점이 아니란데서 야당의 개혁파가 벼르고 있고, 그 결과는 지켜볼 일인 것이다.
우리는 총리에 대한 검증과 인준은 별개의 문제로 보고 싶다.
당선자가 총리 하나만은 정치적 선택을 하고 싶다고 했듯이 인준 또한 정치적 선택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60점을 기준으로 하든 90점을 기준으로 하든 그 판단은 국회의 몫이라는 말이다.
다만 인준을 미리 염두에 둔 검증을 하게되면 청문의 의미가 없어짐을 확실히 하고 싶다.
청문회법을 만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인준은 인준이고 검증은 검증이다.
따라서 검증은 봐주기식이어선 안된다.
첫 총리라고 구렁이 담넘듯 하면 국민들은 또 실망할 것이다.
민주당도 싸고 돌기만 해서는 욕먹는다.
검증이 철저하지 않으면 다음 총리·다음 장관들이 깨끗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고(高) 공정·고 수준의 인사청문회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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