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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사랑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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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이 말은 꽃동네 태동기에 오웅진 신부님이 들려준 말이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삶이 어디 겨우 먹는 것뿐이더냐, 하던 시기에 한마디로 생소하기 짝이 없는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보다 더 난해하게 들려왔었다.

직업적인 연관이 있긴 하지만 이 말을 이해하기까지 나는 꽤나 여러 번 꽃동네를 오르내렸던 것 같다.

간호에 관한 기사를 쓰느라고 처음 그곳을 방문했었는데 금방이라도 삭아 내릴 듯한 슬레이트 지붕의 시골집이었다.

그야말로 복지문제에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인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틀을 잡기 시작한 순간이라 생각된다.

아이들을 방학이면 일주일 정도 봉사하러 보낸 적도 있었는데 자칫 이기주의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그곳의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통해 한결 온순해지고 따스해져서 돌아오는 변화를 체험할 수도 있었다.

타인의 불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좀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계기였다고 할까? 단순히 불우한 이웃을 수용하는 복지시설로서의 역할만이 아니라 따스한 인성을 만들어 가는 교육장으로서도 든든하게 한몫을 차지하던 꽃동네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꽃동네가 세간에 더할 것 없는 부패의 온상처럼 비쳐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주변의 무성한 소문처럼 오신부님이 초심에서의 순수성을 잃어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서 좁은 지면을 빌려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고령화 추세로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어느 누구도 노후를 아이들에게만 책임지게 하지는 못하게 될 것 같다.

그야말로 노후의 우리들은 얻어먹는 것만으로 주님의 은총을 부르짖어야 할 시대가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보다 한국적인 복지행정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처럼 온정이 사라져가는 추세로는 꽃동네 이상의 복지시설을 수십 개나 더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흘러간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 근본적인 해결책을 들자면 무엇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이라는 겸허함과 사랑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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