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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교통공단 설립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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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단의 국회 업무보고와 뒤늦은 (가칭)한국지하철공사 설립 논의를 지켜보며 기자는 대구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묘한 열패감(劣敗感)을 느낀다.

꼬박 10년여전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부산지하철의 건설.운영 주체가 건교부인 사실을 알고 의아했다.

재정이 취약한 대구도 직접 건설하는데 부산은 어째서 정부가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일까. 그래서 대구교통공단 설립이 긴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기획 기사를 취재해 수차례 보도했다.

정치권과 대구시가 이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도 가했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부산교통공단도 10년 한시법이라 곧 없어질 판인데 웬 설립 요구냐"는 건교부의 호통을 들은 대구시 관계자가 보도에 불만을 표시한 것.

그리고 10년이 흘러 4, 5년전 없어졌어야 할 부산교통공단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취재 영역이 바뀌면서 관심을 놓아 시한 연장 사실을 기자만 몰랐던 걸까. 지역 출신 건교위원들과 대구시는 알았다면 그간 뭘했나.

이에 대한 의문은 국회 건교위 소속 한 지역 의원과 대구시 관계자를 취재하면서 자연스레 풀렸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부산은 국가가 운영하든 말든 대구는 부산이 받은 국비 보조 비율만큼 받으면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어찌보면 옳은 말인 듯하다.

하지만 이 소신에는 몇가지 함정이 있다는 생각이다.

먼저 부산시와 대구시의 재정력이 달라 같은 비율로 국비를 지원해도 불합리하다는 사실이다.

지하철 건설 수준이 비슷하나 재정이 건전한 인천시는 지하철 부채가 대구시의 절반도 안된다는 현실이 '같은 비율 지원의 함정'을 방증하고 있다.

또 정부와 지자체가 지하철 건설비 부담 비율을 정하는 과정도 천양지차. 예컨대 대구시는 국회에 매달려야 할 때 부산시는 같은 이유로 매달리는 부산교통공단에 배짱을 퉁길 수 있는 것이다.

부산시는 또 지난 14년간 지하철 예산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각종 SOC나 프로젝트사업비를 집중적으로 따갔다는 점이 대구시와 확연히 다르다.

노태우 대통령이 부산교통공단을 설립하고, 김영삼 대통령이 시한을 연장했다는 사실은 접어두자. 그렇다하더라도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조차 없는 일부 지역 정치인과 대구시를 보면서 열패감에 빠져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최재왕 정치2부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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