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신문과 강국

커뮤니케이션 발달과정을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커뮤니케이션 즉 인간 의사표시의 이행을 크게 나누어 언어적 표시와 비언어적 표시단계라는 이론이외에도 잡지, 신문, 라디오, TV, 인터넷 등의 발전단계로 거친 국가일수록 잘사는 나라에 속해 있다.

이런 발전단계중 인쇄매체 특히 신문의 역사가 긴 국가일수록 강국(强國)으로 분류된다.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이 그렇고 이들 국가의 신문역사는 200년을 훨씬 넘어선다.

신문의 탄생이 늦은 나라는 이 대열에 끼지 못한다.

앞으로 일천한 인쇄매체 국가도 부국에 들어갈 날이 있겠지만 시일은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매체 발달은 유럽과는 달리 숨가쁜 역사다.

신문과 라디오, TV의 등장이 100년 안에 모두 이루어졌었고 이제는 인터넷이 언론의 총아로 떠 올랐다.

신문의 절대 영향력 발휘에서 점차 힘이 빠지는게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어떻게 보면 정보의 혁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로 꼽힌다.

온라인 매체의 역동성(力動性)이 더욱 돋보이는게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이런 결정적인 계기는 흔히 지난해 12·19일 대선(大選)을 삼는다.

신문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전파매체의 위력이 정권창출에 큰 역할도 했다고 봐야한다.

▲신문과 전파매체의 기울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방송공사(KBS) 창사 30주년 리셉션에서의 언급이 대표적인 시사가 아닌가 싶다.

"언론이 없으면 대통령도 사회에 영향을 미칠수 없으며 언론이 가자고 하면 사회가 그리로 간다"면서 "방송이 가자는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종전의 대통령 같으면 표현방식이 달라졌을 것으로 본다.

포괄적인 의미로 '언론'을 지칭해도 가능한 것을 '방송이 가자는대로 갈 것'이라는 구체적 표현은 어떻게 보면 신문의 영향력 감퇴가 큰 원인인지도 모른다.

또 노 대통령이 신문을 바라보는 시각과 변화를 바라는 기대감의 표출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언론의 변화가 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신문시장 구도의 개편 주장이 높고 지방언론의 역할증대 욕구도 확산되고 있다.

사실 한국신문계 상황은 다른 국가와 다르다.

좁은 영토라는 어쩔 수 없는 처지때문에 중앙지와 지방지의 구분이 확실하다.

권력과 언론의 유착은 결과적으로 빅3신문을 생성케 하는 요인이 됐고 이들 신문들의 신문시장 점유 75%라는 세계언론사에 극히 드문 극한 상황도 조성한 근본 원인이 아닌가 싶다.

지방지와 중앙지의 균형발전은 깨졌다는 얘기다.

균형은 또 취재나 보도의 으뜸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도 균형감각이라야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지 않는다.

최종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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