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아시아 각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집중되던 관심을 핵물질의 대외판매 쪽으로 돌리고 있다고 5일자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특사가 북한의 붕괴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쪽을 선호한다고 말해 부시 행정부에 충격을 준 것처럼, 최근 이웃 일본정부 관리들도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와함께 미국도 수차례 북한에게 핵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지 말 것을 경고했지만, 미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앞으로 2~4주 안에 핵연료를 재처리할 것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주 미행정부의 정책 브리핑을 받은 미상원 소식통은 "행정부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사용후 핵연료봉을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재처리한다는 결정을 내릴 시점이 북한핵 야욕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전환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당국의 핵물질 수출 결정이 러시아, 중국, 한국 등 인접국에 충격을 주어 북한과의 대치를 꺼리는 종래의 정책을 버리고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북한의 핵물질 수출선박을 나포하는 작전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신문은 지난 1994년 북한핵 위기때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이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할 경우에는 미국의 군사공격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듯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새로운 "적색선"을 설정하고 북한이 이를 넘을 경우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밝힐 것으로 미정부 관리들은 믿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날 LA타임스도 익명의 미의회 소식통을 인용,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그후에 올 지정학적 변화를 관리하는 데 정책방향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차드 아미티지 국무부부장관은 지난달 미의회에서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바는 북한이 핵물질이나 핵개발 기술을 다른 '불량 국가'나 불법집단에 넘기는 것이다"며 "북한의 기아상황을 고려할 때 이같은 일이 조만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증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문제에 정통한 일리노이주 공화당 소속 마크 S 커크 하원의원은 "이라크에 핵무기가 넘어간다면 예루살렘에 핵폭격을 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며 "전체적으로 봐서 적색선은 핵무기 제조물질의 판매행위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상원 소식통은 이와 관련 미국이 북한의 핵연료 재처리를 사전에 저지하지 않음으로써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지적했다. 북한이 재처리된 핵물질을 지하동굴 속에 감췄다가 필요할 때 수출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의 핵능력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군사적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국지적 폭격으로 플루토늄 공장을 무력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북한은 다른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우라늄 농축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