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지하철공사 전력사령실은 단전 사실을 알고도 자주 있는 단전의 일종으로 잘못 판단했을 뿐 아니라 화재 발생을 통보받지 못하고 있었는가 하면 급전 불가능 상태로 확인되고도 이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문에 경찰은 이번 대참사에서 잘못된 단전 대응 방식이 최종 대피 시간을 놓치도록 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전력사령실의 과실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사상자의 90%가 집중된 1080호 전동차 전기 공급 자동 차단은 사고 당일 오전 9시57분7초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시간은 화재가 발생한지 4분 뒤이자 운전사령실이 화재 사실을 안 지 2분여 지난 후였으나 운전사령실에 단전 사실이 통보되지 않아 조치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자동 단전 직후인 57분7초부터는 1080호 전동차에 7초 간격으로 3차례 자동 급전이 시도됐으나 화재로 인해 계속 흐르던 과부하 전류때문에 실패했다. 이에 전력사령실은 9시57분37초쯤 급전 시스템을 수동으로 전환, 58분57초까지 2차례에 걸쳐 수동으로 급전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그러나 전력사령실은 수동 급전 시도 실패 후에도 완전 단전 사실을 1080호 기관사나 운전사령에 알리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반면 1080호 기관사와 운전사령실은 완전 단전 사실을 통보받지 못해 전기 공급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력사령실 박모(43) 과장은 경찰에서 "오전 9시57분쯤 운전사령실에 직원을 보내 자동급전 차단 사실을 알리려 하던 중 비로소 화재가 난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전력사령실은 1997년 지하철 개통 후 7, 8회 가량이나 단전이 발생해 이날 단전도 평상시와 같은 단전일 것이라고 판단했을 뿐 열차에 불이 났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전력사령실은 대신 수동 급전 실패 후 뒤늦게 교대전기분소에 연락해 현장 파악을 요청했으나 그때는 이미 1080호 전동차에 완전히 불이 붙은 시각이었다.
1080호 기관사와 운전사령실은 전력사령의 수동 급전으로 잠깐씩 전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머뭇거리다 화재 발생 후 무려 15분 이상 지난 오전 10시8분이 돼서야 승객대피 등의 조치를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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